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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틈새로 5살 아이 추락했는데…"법적 책임 없다"

<앵커>

서울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의 에스컬레이터입니다. 지금은 막혀 있지만, 영상에서 손으로 가리키는 이 부분이 크게 뚫려 있었고 사람 접근을 막는 안전장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5살 어린이가 빠지면서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아이는 두개골이 골절돼, 후유증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시설 관련한 그 어느 쪽도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살 어린이가 기둥과 에스컬레이터 사이 틈새로 나타나더니 바로 옆 공간으로 그대로 떨어집니다.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한 아이는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이 어머니 : 의사 선생님이 아이 생명이 위험하다고 했어요. 엄마 떨어질 때 왜 날 잡아주지 않았냐는 마음 아픈 말을 (의식을 되찾은) 지금도 많이 해요.]

사고는 에스컬레이터와 건물 기둥 사이에 있는 폭 25cm 크기의 공간으로 아이가 들어가면서 일어났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이런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지 않아서 아이가 들어가기 충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항터미널 측은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항터미널 관계자 : (승강기 안전 점검에서) 전혀 지적이 없었고, 법리적인 부분에서도 과실이 있던 것이 아니에요.]

승강기 관련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국민안전처는 사고가 난 곳은 '승강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 : 현행 검사 기준에도 (사고 장소는)승강기에 해당이 안 돼요.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일어난 사고라 건축 구조 쪽으로….]

강남구청도 안전 시설물 설치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 건물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구청 관계자 : 안전 난간 관련해서는 2015년 전에는 법이 없었어요. 그 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해당사항이 없어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아이의 부모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이 어머니 : 안전 난간 하나도 설치하지 못한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겠습니까.]

도심공항터미널은 상해보험으로 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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