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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태국 내 亞 중계소 가동 중단…대북 단파방송도 차질

태국 군부와 계약연장 협상 결렬…현지어 방송 검열 때문

영국 BBC 방송이 태국에서 운영해온 아시아지역 라디오 송신시설의 가동이 20년 만에 중단됐다.

BBC가 군부와 진행해온 송신시설 계약 연장 협상이 현지어 라디오방송의 검열 문제로 결렬된 탓인데, 이 때문에 BBC가 북한을 겨냥해 준비중이던 단파 라디오방송 계획도 영향을 받게 됐다.

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BBC 월드서비스는 군부와의 협상 결렬로 방콕에서 북쪽으로 240㎞ 떨어진 나콘사완에서 운영해온 송신시설 가동을 지난 1월부터 중단했다.

이 송신시설은 BBC가 아시아지역 단파 라디오방송 송출을 위해 지난 1995년에 건립했다.

BBC의 가장 큰 해외시설 중 하나로 남아시아는 물론 중국 전역을 커버해왔다.

BBC는 애초 홍콩에 있던 동아시아 지역 중계시설을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이후 중국 등 폐쇄적인 아시아 국가는 물론 분쟁지역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까지 현지어로 제작된 단파방송을 송출해왔다.

또 BBC는 올 봄 송출을 목표로 북한을 겨냥한 단파 라디오 방송도 준비해왔는데 이번 조치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BBC는 이 시설 건립 당시 태국 외무부와 4년간 협상을 통해 부지를 20년간 임대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 재협상 과정에서 BBC의 태국어 라디오방송 검열 문제로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BBC의 태국어 방송이 문제가 됐으며, 특히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게재한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에 관한 비판적인 기사가 군부를 화나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BBC도 성명을 통해 "기한을 연장하고 협상을 지속했지만, 송신시설 재가동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45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태국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돼 해당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BBC는 인터넷과 모바일 스트리밍, FM라디오, TV방송 등 사람들이 방송을 접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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