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 이나다 방위상 "유치원 교육칙어 외우는 게 어때서" 망언

일본의 극우 정치인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국회에서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유치원생에게 외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망언을 해 야권의 비판을 받고있다.

9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나다 방위상은 8일 국회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교육칙어에 대해 "완전히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도의(道義)국가를 지향한다는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그 정신은 되찾아야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나다 방위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 모리토모(森友) 학원의 쓰카모토(塚本)유치원에 대한 질의에 답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쓰카모토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교육칙어를 외우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모리토모 학원은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부가 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야당 사민당의 한 의원은 이나다 방위상이 과거 쓰카모토 유치원의 교육칙어 암송 문제에 대해 "어떤 부분이 안되는 것인가"라며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 한 잡지에 실렸다며 그의 입장을 물었다.

교육칙어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오자 야당 의원들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나다 방위상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부모에 대한 효행과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는 핵심적인 부분은 지금도 중요하다. 현재도 미에(三重)에는 교정에 교육칙어의 비석을 세우고 부모의 날에 교육칙어를 전부 옮겨쓰게 하는 고등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메이지(明治) 천황의 명으로 발표된 제국주의 시대 교육의 원칙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데다 조선 등 신민지 교육에도 적용돼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칙어는 국민의 충성심과 효도심이 국체의 정화이자 교육의 근원이라고 선언하면서 효도와 부부간 조화, 우애, 준법 정신,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라는 등의 덕목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국회는 제국주의 시대가 끝난 뒤인 1948년 교육칙어의 배제와 실효를 결정한 바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A급 전범의 처벌을 결정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온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작년 12월에는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