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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해병 누드 유출 사건 '점입가경'…다른 사이트로 이전

미국 여성 해병대원들의 누드사진 유출 스캔들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군 수사당국이 여성 해병대원 누드사진이 담긴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사이트 '해병연합'(Marines United)에 대한 정밀 조사에 나서자 다른 비공개 사이트로 옮겨갔다.

누군가에 의해 비밀리에 옮겨진 비공개 사이트는 '해병연합2' 또는 'MU2'로 알려졌다.

CNN은 전직 해병대 출신의 자유기고가 제임스 라포타를 통해 새로운 비공개 사이트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비공개 공유 사이트에는 '블루 펠컨스'(BFs·배신자를 뜻하는 해병 용어)를 차단하기 위한 '설정'(Settings)까지 둬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가입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는 원천적으로 여성이 가입할 수 없으며 해병연합을 얘기해서도 안 되고 페이스북에 사이트 존재를 신고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서는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와 해군범죄수사단(NCSI)을 조롱하는 댓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는 "FBI나 NCIS 수사요원들의 부인·여자친구 사진도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악성댓글도 있다.

아울러 "적발됐을 때 아무 것도 시인하지 말고 모든 것을 부인하며 맞고소를 하자"고 적힌 티셔츠 이미지도 올라왔다.

앞서 해병대는 이 사건이 보도된 직후 최초 비공개 사이트인 해병연합과 링크된 스토리지(저장) 폴더를 폐쇄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라포타는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축출될 때까지 조사한 결과 클라우드 스토리지에서 여성들의 누드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사진 2천500여 장이 담겨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병연합에 가입한 한 해병은 "언론에서 해병연합이 적발 수 시간 만에 폐쇄되고 사진들이 삭제됐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해병연합 사이트 존재를 군 당국에 처음 제보한 퇴역 해병 토머스 브레넌은 극심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라포트는 전했다.

새로운 사이트에서 "배신자 브레넌을 물고문하거나 강간해 에이즈에 감염되도록 해야 한다", "브레넌의 여자친구 사진도 올리자"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군 당국의 여성해병 누드사진 유출 스캔들 수사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NCIS가 사진 유출에 관여한 IT(정보기술) 외주업자를 적발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누드 사진을 유포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해병연합 사이트에 누드사진을 조직적으로 올린 해병들의 수는 수십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이트에 자신의 누드사진이 공개된 전·현직 여성해병들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는 대인기피증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여성 해병은 "누드사진 유출 스캔들은 매우 믿기지 않고 역겨운 사건이다. 조직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느낌"이라고 했고, 한 여성 해병장교는 "앞으로 부하들을 어떻게 이끌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라포트는 "이번 해병대 누드사진 유출 사건은 해병을 비롯한 군 내부에 뿌리가 깊게 내린 성차별과 마초이즘(남성주의)이 결합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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