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KT 전 임원 "안종범, 광고대행사 선정 압력…BH 지시 얘기도"

KT 전 임원 "안종범, 광고대행사 선정 압력…BH 지시 얘기도"
최순실 씨가 사실상 지배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는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최 씨의 영향력으로 KT에 임원으로 입사한 의혹을 받는 광고업계 종사자 이동수 씨는 오늘(8일)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한 경위를 증언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BH 지시이니 플레이그라운드를 대행사로 선정하라고 들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안 전 수석도 전화해서 플레이그라운드를 선정하라고 했느냐"는 검찰 물음에도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 씨는 안 전 수석 등의 연락을 받고 부하 직원에게 "위에서 이야기가 있는데, 플레이그라운드를 반드시 참여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절차상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KT는 신생업체인 플레이그라운드가 특별한 광고 실적이 없는데도 내부 기준까지 바꿔가며 이 회사를 대행사로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기준과 제출 서류를 근거로 다시 심사한다면 플레이그라운드는 서류 심사에서 탈락할 게 명확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씨는 "그런데도 선정된 건 안 전 수석 압력 때문이냐"는 검찰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최 씨 등이 이 씨를 KT 임원에 입사시킨 건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 수주를 돕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KT 전체 광고에서 플레이그라운드가 참여한 건 매우 작은 부분이고 선정 과정에도 깊게 관여할 수 없다"며 "KT는 덩치가 커서 민원 들어오는 게 많다. 그냥 민원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KT의 연간 광고비는 800억 원에서 9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플레이그라운드가 따낸 건 68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많은 물량을 몰아준 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씨는 KT를 퇴사한 이유로 "언론에서 엄청나게 큰일처럼 매일 보도돼 회사에 부담될 것 같았고, 또 명예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제가 광고계의 어른이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실망을 준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