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레전드인 프랭크 램파드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먼데이 나잇 풋볼'에 출연해 "리버풀전에서 벵거 감독이 내린 선택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산체스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 이는 결국 아스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스날은 지난 5일 안필드 원정으로 치른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경기에서 홈 팀 리버풀에 3-1로 패했다. 패배 만큼이나 큰 논란이 됐던 것은 이 경기를 앞두고 벵거 감독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격수 알렉스 산체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일이었다.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산체스가 팀 동료와 언쟁을 벌이며 훈련장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고 벵거 감독은 팀 분위기를 생각해 리버풀전을 앞두고 산체스를 선발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아스날은 리그 4위 자리 사수가 걸려있던 리버풀전에서 전반에만 0-2로 밀리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고, 벵거 감독은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산체스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산체스는 투입된 지 불과 10여분 만에 팀 동료 웰벡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변함 없이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그러나 산체스 홀로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1-3으로 완패한 아스날은 리버풀에 밀려 리그 5위로 내려 앉은 상태다. 아스날이 챔스 일정으로 리그 한 경기를 덜 치렀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기복을 반복하고 있는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4위권 진입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리버풀전 직후 벵거 감독이 "산체스와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고 산체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아스날을 향한 애정을 나타내는 등 여론을 진화하고 있지만 팬들이나 언론의 시선은 차갑다. 팀 동료들의 부진한 경기력에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던 만큼 산체스는 아스날이 리그 4위권 진입에 실패, 2017/18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1996/97 시즌을 앞두고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인 벵거 감독을 영입한 아스날은 이후 무려 20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리그 4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2003/04 시즌에 거둔 무패 우승을 포함해 구단 성적은 물론 마케팅 등 재정운영에 있어서도 가장 성공적인 팀 중 하나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으며 지도력에도 흠집이 난 벵거 감독은 2016/17 시즌을 끝으로 퇴진 위기에 놓여 있다. 8일 새벽 홈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불러들여 '2016/17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르는 아스날은 이 경기에서 최소 4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지 못하는 한 챔스 8강 진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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