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단-짠'의 치명적 매력, 길티 플레져의 유혹…알고보니 각설탕 12개!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17.03.05 17:39 수정 2017.03.06 15: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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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열심히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 뛰면 5km는 가뿐, 일주일에 서너번은 뛰어 줘야 개운했던,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살을 빼겠다는 목적은 아니었지만, 운동한 게 아까워서 뭘 한입 먹더라도 좀 알고 영양적으로 좋은 걸 먹자 싶었습니다.

그때 트레이너 선생님이 "식이조절하면 살이 쑥 빠질텐데 너무 막 드신다 쯧쯧..." 하면서, "그래도 '단·짠', '탄·단·지'는 좀 알고 드시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보통 '맛있다'라고 느끼는 건 '단(맛)-짠(맛)'의 조화로운 비율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떡볶이 생각하면 쉬울 거 같은데요. 고추장에 들어있는 엄청난 소금양만큼 설탕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거의 1대1 정도 들어가는 걸로... 떡볶이 칼로리가 높은 이유, 설탕 때문이죠. 칼로리 폭탄이든 안 건강한 음식이든 뭐든, 떡볶이는 사랑입니다만) 그렇다보니 짜기만 하지도 않고 달기만 하지도 않은, 짭짤 달달한 칼로리 폭탄 '단-짠'을 '아, 맛나다'하고 먹는 거죠.

짠맛은 단맛을 증폭시켜 주고, 단맛은 짠맛의 풍미를 더해줍니다. 짜장면 먹을 때 노란 단무지도 비슷한 '단짠'이라 알고보면 칼로리 폭탄이죠. 단무지 5조각이면, 밥 반공기 열량이 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 거 같습니다.

'탄·단·지'는 우리가 수업시간때 들었던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입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살을 빼고 싶으면 '탄-지 노노, 단 예스'를 기억하라"곤 했죠. '단짠'이 칼로리 폭탄인 이유는 '단', 단것, 당류가 탄수화물이기 때문입니다. '짠맛' 나트륨은 칼로리는 없지만 짠 걸 먹을수록 몸에서 수분을 잡아놓기 때문에 몸을 붓게 하죠. 붓기도 안 빠지면 살찐 것과 다르지 않고요.

사실 살을 뺄 목적이 크다면 먹는 게 80% 운동은 20%라고 할 정도로 안 먹어야 킬로그램 수가 줄어들지요. 운동 안하더라도 안 먹기만 하면 살은 빠집니다. 그런데 사람이 안 먹고 살 수 있나요? 그리고 세상에 얼마나 맛있는게 많은데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안 먹어도 살은 잘 빠지지도 않습니다. 주변에서 "예전과 똑같이 먹는데, 많이 먹지도 않는데 자꾸 살이 찐다"는 분들, 꽤 있으시죠?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이란 걸 알면 왜 그런지 이해하기 쉬운데요. 제가 영양전문가나 운동전문가는 아니라서, 약간은 비과학적인 쉬운 말로 얘기해보겠습니다. 

보통 건강검진할때나 체육관 등록하면 몸무게 젤 때 뽑아주는 인바디, '체성분 분석' 보면 기초대사량이 나옵니다.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아무 것도 안해도 몸에서 기본적으로 쓰는 에너지입니다. 제가 한때 운동 열심히 할 때 기초대사량이 1350Kcal까지 나간 적 있는데요.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대사량도 높아지는데, 근육이 기본적으로 써버리는 에너지가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뭐냐면, 제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도 하루에 1350Kcal를 몸에서 저절로 연료로 쓰기 때문에 1350Kcal, 예를 들면 삼계탕 한그릇 뚝딱 해도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 살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초대사량이 높을수록, 많이 먹어도 덜 찐다는 거죠.운동 그런데 기초대사량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듭니다. 학교에서 하루 평균 권장 칼로리가 남성은 20대 때 2600㎉에서 65세 이후 2000㎉까지 줄어들고, 여성은 2100㎉에서 1600㎉로 떨어진다고 배웠죠.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하루에 먹는 양도 줄어든다(혹은 줄여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고등학생들은 햄버거를 서너 개씩 뚝딱해도 살이 안 찌고, 40대 직장인이 하루종일 햄버거 하나밖에 안 먹었는데도 살이 찌거나 안 빠지는 이유, 기초대사량 때문입니다. 그래서 줄어드는 기초대사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근육, 운동해서 근육을 늘리는 방법뿐입니다. 

이렇게도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키 175cm, 몸무게 80Kg으로 같은 두 남성, 그런데 한명은 건장해 보이고 한명은 약간 푸근해보인다고 합시다. 무슨 차이일까요? 같은 무게의 지방은 근육보다 부피가 1.3배 정도 더 크다고 합니다.

같은 몸무게이지만 지방이 더 많은 사람이 근육질인 사람보다 몸의 부피가 더 크고 푸근해 보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몸무게 숫자보다 체지방량-근육량이 중요하고, 체지방을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탄-지 노노', 근육량을 늘리는데 도움되는 '단-예스'인 겁니다.  

운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요즘이라, 옛 생각을 하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면 운동은 못 하더라도 허릿살 접히는 건 좀 막아보고 싶은 저 같은 직장인들이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단-짠'을 좀 덜 먹는 것 말고 딱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혼자 살기'를 주제로 하는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톱모델 한혜진 씨가 혹독한 식이조절 중에 참을 수 없을 때는 가끔 질 좋은 다크 초콜릿을 한조각 먹는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단걸 너무 안 먹다 보면, 혹은 오후 4시쯤 일에 치이다 보면 '달달함'의 유혹이 밀려오죠. 그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달달함의 치명적 매력, 다이어터들은 그걸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라고 부릅니다.
 
직장인들이 업무 중에 누릴 수 있는 길티 플레져, 대표적으로 달달한 커피음료가 있겠습니다. 요즘 편의점 가면 별의별 커피음료가 있습니다. 별다방 콩다방 커피보다 가성비도 좋죠. 편의점 커피음료, 달다는 건 다 알고 계실 겁니다. 취재하다 만난 직장인분은 "단거 좋아해서 달아서 일부러 먹는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단거 먹고 힘내서 '노잼' 직장생활 버틸 수 있다면, 그 효용가치야말로 길티 플레져 아니겠습니까. 다만, 두겹 뱃살을 한겹으로는 못 만들더라도 세겹으로 불리지는 말자 싶다면 '정확히 얼마나 달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 ▶ 값싸고 간편한 라떼 캔커피…한 잔에 무려 '각설탕 7개' (2.27 8뉴스) >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시판중인 라떼 커피음료 19종의 당류 함량 평균을 내보니, 한 컵당 각설탕이 7개나 들었다는 기사인데요. 저도 기사를 그렇게 쓰긴 했습니다만, 좀더 정확한 정보를 설명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음료 용량이 제각각이다보니 이번 조사는 200ml 당 당류가 얼마나 들었는지 기준으로 나온 겁니다.200ml 당 각설탕 7.5개 들어가 있는 커피기사 중에 200ml 당 22.45g, 각설탕 7.5개로 가장 많은 당류가 들었다는 컵커피의 경우, 사실 편의점에서 파는 제품은 300ml짜리이고 37g의 당이 들어 있습니다. 실제 제품 한컵 마시면 각설탕을 12개나 먹게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시판되는 어떤 제품이든 단 것에는 나트륨이 들었고, 짠 것에는 당류가 들어있습니다. 각설탕 12개나 들어있는 이 커피음료에는, 나트륨도 160mg이나 들어있습니다. 커피에 소금이 들어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커피 용기 뒤 성분표에 다 나와 있습니다. '단-짠'의 법칙, 잊지 마십시오.
 
참고로, 편의점에 가면 우유코너 옆에는 보통 '컵커피'라고 하는 커피음료가 있고, 캔커피 코너에는 '보틀커피'나 '캔커피'가 있습니다. 우유코너 근처 커피음료들은 대체로 우유회사에서 만든 제품들이라, 우유가 베이스가 됩니다.

우유는 기본적으로 열량이 있지요. 우유맛도 살리고 단맛도 살리려다 보면 나트륨도 더 들어가고요. 우유코너 컵커피들이 대체로 캔커피나 보틀커피보다 칼로리가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캔커피가 컵커피보다 덜 나쁘다고 말하긴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울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