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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못 믿어" 강철 北 대사 발언, 말레이 초강경 대응 불렀다

강 대사 발언 후 말레이 정·관계서 대북 비판 발언 쏟아져

"수사 못 믿어" 강철 北 대사 발언, 말레이 초강경 대응 불렀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4일 자국 주재 강철 북한대사 추방이라는 초강력 조처를 내린 것은 김정남 암살 사건을 조기에 덮기 위해 무리하게 뱉은 강 대사의 발언이 빌미가 됐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이날 추방 결정을 담은 성명에서 강 대사가 자신들의 소환조치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직접적인 추방 사유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주재국은 어느 때든 자국 결정에 대한 설명 없이 파견국의 외교관을 '비우호적 인물'(Persona Non Grata)로 규정, 파견국 정부에 통보할 수 있다'는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 제9조를 언급했다.

말레이 외무부는 특히 이번 조치가 외국 주재 대사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반감의 표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강 대사가 했던 자국 비판 발언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외무부는 강 대사가 지난달 13일 사망한 북한 시민(김정남)에 대한 당국의 수사와 관련, 말레이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며, 외세와 결탁해 북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강 대사는 지난달 17일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에 나타나 자신들이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에 반대했음에도 말레이 경찰이 부검을 강행했다며, 자신들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부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이어 이날 말레이시아 경찰 고위 관리를 만나 즉각적인 시신 인도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말레이시아 측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우리를 속이려는 것이며, 우리를 해하려는 적대 세력과 결탁한 것"이라며 "정치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이용해 북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도 더했다.

또 강 대사는 지난달 20일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초치된 뒤에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거짓 주장을 했다. 이런 불공정한 행위와 주장의 모순을 폭로하겠다"고 말했고,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말레이 당국의 수사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사의 발언 이후 말레이시아 정관계에서는 북한을 '도를 넘은 깡패국가'로 묘사하는 비판 발언이 쏟아졌고, 북한과의 단교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한편, 말레이 외무부는 "최근 북한 시민 피살사건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용의자 리정철을 석방한 것은 (우리의) 수사가 불편부당하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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