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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이주노동자 숙소 화재…아프리카 노동자 2명 사망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주의 한 이주민 전용 무허가 빈민촌에 불이 나 아프리카 출신의 농장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3일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 풀리아 주 포지아에 있는 이주노동자 숙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말리 출신의 30대 남성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한 소방관은 "불길이 너무 순식간에, 맹렬히 번졌다"며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당국은 약 300명의 농장 노동자가 생활하던 이 빈민촌 운영에 마피아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따라 지난 1일부터 나무와 플라스틱 등으로 급조된 구조물들의 철거작업을 개시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을 우려한 약 100명의 노동자는 당국이 마련한 다른 숙소로의 이주를 거부하며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노동조합과 인권 단체는 "이번 사건은 수 십 년 동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이주민 농장 노동자에 대한 착취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개했다.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한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올리브, 오렌지 등 계절별 농작물 수확을 위해 아프리카 난민 등 저렴한 단기 노동자들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들 노동자 대부분은 쥐꼬리 만한 월급과 열악한 생활 환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한 종교 단체의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무자비한 착취에 노출된 이주민들의 역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이탈리아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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