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인터넷 강의 업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댓글 알바로 스타강사 홍보?

동세호 기자 hodong@sbs.co.kr

작성 2017.03.03 10:27 수정 2017.03.03 10: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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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설민석과 최진기 불법 댓글 알바 고용?

스타 강사 설민석씨와 최진기씨가 ‘불법 댓글 알바’를 고용한 혐의로 학부모 단체로부터 형사고발 당했습니다.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은 강용석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워 설씨와 최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사기 등의 혐의로 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설씨와 최씨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3년 넘게 불법 댓글 수천 개를 달게 해 자신들을 홍보하고 경쟁 강사를 비난해 100억 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것이 학부모단체의 주장입니다. 설씨와 최씨 소속사인 인터넷 강의 업체 이투스 교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허위 사실 유포라고 반박했습니다. 당사자들도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른바 인강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강의업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댓글 알바를 둘러싼 시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삽자루'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유명 수학강사 우형철씨도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한 불법 댓글로 피해를 보았다며 역시 이투스 교육을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씨는 지난 1월 14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이투스가 댓글 알바단을 조직적으로 운영해왔다”고 폭로했습니다. 우씨는 이투스에서 댓글 알바를 했던 제보자를 만나 이투스 직원이 메일을 통해 지시한 사항과 아르바이트생이 이를 수행하고 보고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씨는 업체 직원의 지시에 따라 아르바이트생 4명이 한 조가 되어 수험생 카페인 수만휘, 디시인사이드, 다음 인터넷 게시판 쭉빵카페와 뉴빵카페,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에 이투스 강사에게 우호적인 게시 글이나 댓글을 달고 타사 강사를 비방하는 내용을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수험생이 많이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로 공략하면서 IP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PC방이나 공용 와이파이 장소를 이용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댓글 조작이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겁니다.
유투브 ‘이투스에 촛불을’ 영상 캡쳐 (1월14일자, 올린이 : 삽자루)스타강사 수입이 얼마이기에…

스타 강사인 우씨가 자신이 일했던 이투스를 고발하게 된 전말은 이렇습니다. 우씨는 인터넷 교육 업체 이투스와 2012년과 2014년 각각 20억 원과 50억 원을 받기로 하고 2020년까지 전속계약을 맺습니다. 그러다가 우씨는 회사 측이 불법적으로 댓글 마케팅을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이투스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합니다. 그리고 경쟁업체인 스카이 에듀로 옮깁니다. 이투스는 우씨가 경쟁사로 무단이적하며 계약 기간을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합니다. 우씨는 "전속 계약 파기의 원인이 이투스 교육 쪽에 있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이투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우씨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이투스가 영업 손실을 입었다며 우씨에게 126억 원을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재판부는 이투스 교육이 댓글 아르바이트생을 썼다거나 타 강사를 비방한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실제로 댓글 조작에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우씨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고 댓글 알바를 이용한 불법의 실체라며 인터넷 강의 형식을 빌어 유튜브를 통해 폭로전을 펼칩니다. 126억 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금도 놀랍지만 스타 강사가 도대체 얼마를 벌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부 스타강사의 경우 연 매출액이 100억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월급쟁이들은 구경하기도 힘든 거액입니다. 계약금 수십억 원에 추가로 매출액의 일부를 나눠 갖는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입은 업계 비밀이지만 스타 강사로 유명세를 타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업체들 간에 스타 강사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계약해지를 둘러싼 소송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업체들 간의 허위·비방광고와 경품공세도 여전합니다. 우씨가 옮겨간 경쟁업체인 스카이 에듀도 타사를 비방하는 광고를 하고,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1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습니다. 2014년 12월14일부터 2015년 1월23일까지 매일 밤 10시에 스카이 에듀 홈페이지에 접속해 퀴즈를 맞추면 500명에게 통닭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면서 방문자 수가 늘어난 것을 두고 수능 업계 1위라고 광고한 것은 과장광고라는 것이었습니다.

● 알바 동원한 불법 댓글로 인터넷 여론 조작

연 매출 수백억 원을 올리는 인터넷 스타강사가 배출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인터넷 강의 시장 규모도 4조 원대를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사교육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교육 억제 정책을 강화할수록 인터넷 강의 시장은 더 커졌습니다.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과목별 매출 1위를 올리는 스타강사를 이른바 '1타 강사'라고 하는데 이들은 계약금과 매출을 더해 1년에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강의 시장은 승자 독식 구조여서 강사 확보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사들이 갖가지 이유를 들어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다른 업체로 이적하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업체 소속의 강사를 빼돌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이러다보니 매출을 늘리기 위한 갖가지 수단이 동원됩니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한 불법 댓글의 유혹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자사 강사를 홍보하고 경쟁사 강사는 깍아 내리기 위해 댓글조작의 불법도 서슴지 않습니다.

교육업체들끼리 클린 마켓팅 협의회까지 만들어 댓글조작 없이 공정하게 경쟁하자고 협약까지 맺기도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의 매출액 때문입니다. 학원가에서 댓글 알바를 동원해 자사 강사를 홍보하고 타사 강사를 비방하는 식의 홍보 활동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알바를 동원한 댓글조작 시비가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교육시장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댓글 조작은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서 대권을 꿈꾸는 자들 주변에서 불법 댓글을 동원한 인터넷 여론조작의 유혹도 예외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