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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선 다시 불붙나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10년간 유지해온 표면적 평온이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헤즈볼라의 후원국인 이란의 역내 영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설전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미국의 대 이란 압박에 비례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양측간 전쟁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최근 이스라엘이 공격해오면 "(이스라엘의) 디모나 핵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자 이스라엘 측도 레바논 전역이 보복 사정권에 들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2일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 정부군 주둔 지역을 공습했다.

당시 공습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의 무기나 헤즈볼라 대원 수송 버스를 노린 것이라는 이스라엘 언론 보도가 나왔다.

CSM은 전쟁이 다시 벌어지면 서로에게 파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전쟁 억제 효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자칫 오판으로 되돌릴 수 없는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중동연구소의 헤즈볼라 전문가인 란다 슬림은 "전쟁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오판이나 잘못된 메시지로 인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스랄라가 호전적 발언을 쏟아내지만 헤즈볼라가 지금 전쟁을 벌일 여건이 못 되고, 이스라엘도 '할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대응할 처지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양측간 험악한 분위기는 트럼프 정부가 중동 전역에서 이란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이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누리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감안할때 미국이 이란의 세력을 약화시키려고 나설 경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 제출한 IS 격퇴안에는 알카에다와 헤즈볼라 등 중동에서 활약하는 다른 극단주의 무장단체들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지난주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이란을 중동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국가로 지목하면서 이란이 예멘과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지에서 "아주 공격적인 대리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CSM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쟁을 다시 벌인다면 2006년의 마지막 전쟁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점을 양측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0년간 비교적 평온 상태를 유지해온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스라엘이나 헤즈볼라 어느 쪽에서든 상황을 오판하면 지금의 평온이 언제든지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계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10년간 병력과 무기, 전투경험 등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SM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최근 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면서 헤즈볼라가 관심을 다시 주적(主敵)인 이스라엘로 돌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이스라엘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오라 에일란드 이스라엘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일간 예디오트 아흐라노트 기고문에서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서 승리자로 인식될 경우 전투 상대를 주적인 이스라엘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뿐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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