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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행세' 미국 백인 여성, 극심한 생활고에도 "나는 흑인"

'흑인 행세' 미국 백인 여성, 극심한 생활고에도 "나는 흑인"
백인이면서 흑인 행세를 해오다 '인종 전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여성 레이철 돌레잘이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며 노숙자가 될 상황에 빠졌습니다.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은 돌레잘이 지난 2015년 6월 자신의 백인 정체성이 폭로돼 흑인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 워싱턴 주 스포캔 지부장에서 물러나면서 지금껏 직업을 갖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2년 동안 구직을 위해 100여 차례나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취소됐고 회고록 출판도 30개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다"면서, "리얼리티 TV쇼나 포르노 영화업자들만 나를 찾아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실제로 돌레잘은 이번 달 주택 임차료는 친구가 빌려줘 해결했지만, 다음 달이 되면 살면 살던 집에서 퇴거해야 한다고 전하며 "머지않아 노숙자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돌레잘은 2015년 6월 자신의 백인 정체성이 발각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당시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 지부장과 동워싱턴대 아프리카 연구프로그램의 시간제 교수였던 돌레잘은 미국 북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가 "내 딸은 유럽 혈통의 백인"이라며 어렸을 적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 나온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인 금발을 가진 백인이었습니다.

그녀의 모친인 러스안 돌레잘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레이철이 그동안 다른 사람처럼 행세한 게 슬프다"면서, 우리 가족이 2006∼2007년 흑인 4명을 입양한 뒤부터 딸이 흑인 행세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도자들을 길러 낸 하워드대로 편입한 뒤 흑인 문화에 강하게 동화됐고 그것이 딸의 정체성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돌레잘은 당시 NBC방송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인 흑인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흑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규정해 '인종전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성을 바꾼 성전환자처럼 스스로 인종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돌레잘의 주장은 잘못이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외모까지 바꿔가면서 흑인처럼 보이려 했던 것은 위선이라는 비판이 나온 겁니다.

그녀는 지금도 "나는 결코 백인이 아니다. 나를 백인이라고 규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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