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 굴욕…"폭탄주용 아니면 거의 안 마셔요"

최근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술'(혼자 마시는 술) 풍조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국산 맥주를 넘어섰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은 다소 높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수입 맥주를 즐기고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소주와 섞는 이른바 '폭탄주'가 아니면 국산맥주를 안 마시게 됐다고 말합니다.

이마트는 지난 1~23일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51.7%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국산 맥주 매출을 넘어섰다고 26일 밝혔습니다.

2012년 25.1%였던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42.4%까지 높아졌습니다.

4년 만에 17.3%포인트나 올라갔습니다.

지난해 40%를 넘어선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은 올해 1월 46.7%까지 상승했고, 결국 이달 들어 50%를 넘어섰습니다.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이마트에서 판매한 수입 맥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3% 늘었습니다.

국산 맥주 매출은 3.3% 증가하는데 머물렀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최근 1~2인 가구가 50%를 넘어서면서 혼자 맥주를 즐기는 이른바 '혼맥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739만 가구로, 전체 2천121만 가구의 34.8%에 달했습니다.

2인 가구(21.3%)까지 더하면 전체의 56.1%(1천191만 가구)를 차지합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회 각층에서 회식보다는 가족과 저녁을 함께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볍게 수입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외국산 맥주 매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50%에 거의 육박했던 홈플러스도 이달 들어서는 이 선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1~23일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47.4%를 기록했는데, 3~4월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