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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성추행·동성애자 비하"…'차량 공유' 우버의 최대 위기

"반복된 성추행·동성애자 비하"…'차량 공유' 우버의 최대 위기
실리콘 밸리 최고의 성공스토리 가운데 하나로 우버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버는 택시 잡기가 어려운 미국에서 '차량 공유'라는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로 불과 8년 만에 제너럴 모터스(GM)보다 더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퇴직한 여직원의 성추행 폭로가 위기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지난 19일 수전 파울러의 성추행 폭로 이후 뉴욕타임스(NYT)가 30여 명의 우버 전 현직 직원들과 가진 인터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한 우버 매니저는 회사의 라스베이거스 휴양지에서 파티 도중 여러 명의 여직원들의 가슴을 더듬고 다녔습니다.

회의 도중에 입에 거품을 물면서 동성애자 직원을 비난한 부서장도 있었습니다.

부하 직원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때린 상사도 있었습니다.

파울러는 상사의 성추행을 폭로한 글에서 "모든 관리자가 직원들과 싸우는 있는 것 같았고, 또 직원들은 기회만 있으면 그들의 직속 상사를 음해하거나 망신을 줘 그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올라가려고 기를 쓰는 분위기였다"고 우버의 사내 문화를 꼬집었습니다.

그녀는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식의 비행이 감독자들과 부서장들의 모임에서 마치 자랑거리처럼 얘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버 인사부에서는 문제가 된 관리자들을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감싸거나, 정 문제가 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우버는 현재 2개 국가에서 최소한 3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데 모두 성추행과 상사의 모욕적 언사와 관련된 것입니다.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정의 문제들은 적당히 무시해도 된다는 우버의 '푸시(push)' 문화, 능력 제일주의(meritocracy)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CEO는 지난 2009년 회사를 만들면서 아마존의 능력주의와 실적주의를 그대로 모방했습니다.

지역 총괄 매니저들은 본사의 감독을 거의 받지 않고 단독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신속한 결정을 위한 분권화지만 너무 많은 권한을 줘 채용과 해고도 그들 임의대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버 내부의 파괴적 문화에 대한 폭로는 칼라닉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우버 앱 삭제'(#deleteuber) 캠페인이 벌어지자 황급히 트럼프 경제자문단에서 탈퇴한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나왔습니다.

우버의 CEO 칼라닉은 19일 성추행 폭로가 나오자 소셜네트워크에 또다시 '우버 삭제' 운동이 번질 조짐이 보이자, 20일 사내 메일을 통해 즉각 사과했습니다.

21일 임원회의에서는 "사내 문화를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 신속한 대응 역시 '우버다운' 보여주기식 땜질 대응이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칼라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우버 앱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차량 공유 업체가 우버밖에 없다면 몰라도 미국에는 리프트가 있고 중국에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우버가 리프트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능력과 실적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질주해온 우버가 이로 인해 독버섯처럼 퍼진 내부의 파괴적 문화를 바꾸고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 문화에 발목이 잡혀 허무하게 주저앉을지 실리콘 밸리의 눈이 모두 우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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