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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점프 괴물' 네이선 첸 "점프에 집착하는 이유요?"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가 지난 주말 나흘간의 열전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단연 화제의 주인공은, 남자 싱글 우승자인 미국의 18살 신예 네이선 첸이었습니다.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그랑프리 파이널 4연속 우승에 빛나는 일본의 세계 최강 하뉴 유즈루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데다, 그것도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4회전 점프를 7번이나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첸은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4회전 점프를, 한 대회에서 7번이나 구사해 ‘점프 괴물’로 불립니다. 쿼드러플 러츠와, 토루프, 플립, 살코까지 네 종류의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전 세계 유일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네이선 첸
그런데 일각에서는 점프에만 치중하다보니 ‘예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4대륙 선수권 대회 점수를 따져보면 일리 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첸은 쇼트 프로그램 예술점수로 43.54점(합계 103.12점, 1위), 프리 스케이팅에서 88.86점(합계 204.34점, 2위)을 받았습니다. 단순하게 쇼트와 프리의 예술점수만 합치면  132.40점입니다. 쇼트(46.93점)와 프리(94.34점)에서 141.27점을 받은 하뉴보다 8.87점이나 낮습니다. 예술점수에서는 하뉴에 미치지 못했지만, 4회전 점프를 앞세운 기술 점수로 하뉴를 넘어선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지적에 대한 첸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SBS가 네이선 첸과 단독으로 만나 ‘점프 괴물’의 점프 철학을 물었습니다.

-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수년간 힘든 훈련 끝에 얻어낸 성과입니다. 특히 저는 굉장히 빠르게 회전을 합니다. 회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짧은 순간에 많은 회전수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 비결은 근력이에요.”

-점프 기술에 비해 예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마디 해주세요.
“제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점프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점프 외에 스핀과 예술적인 표현력도 중요해 연습도 하지만 모든 걸 한 번에 다 잘하기 어렵잖아요. 연기에서 4회전 점프를 일부 빼게 된다면, 제 프로그램으로는 우승 경쟁을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점프 연습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첸은 주특기인 4회전 점프를 빼고는, 기술과 예술점수가 모두 높은 하뉴와 경쟁이 어렵다는 것을 아주 ‘냉정하게’ 짚어냈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고 정확하고, 더 많은 4회전 점프가 첸에게 필요했던 겁니다.

첸은 이어 4회전 점프를 7차례 성공하더라도, 하뉴가 실수 없이 클린 연기를 한다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평창까지 남은 1년 동안 첸은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금빛 전략을 짤 계획입니다. 그 일부분을 SBS에 귀띔해줬습니다.

-다른 종류의 4회전 점프를 기대해볼 수 있나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심각하게 새로운 점프를 연습하지 않았지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피겨의 한계와 인간 신체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8번의 4회전 점프도 가능한가요?
“당장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8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제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살펴보면서 최종 결정을 할 겁니다.”
네이선 첸 (사진=연합뉴스)
첸은 지난달에는 미국선수권대회 쇼트에서 2회, 프리에서 5회 등 남자 싱글 역사상 처음으로 7차례 4회전 점프를 소화해 화제를 모았고, 국제무대인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7번의 4회전 점프가 우연이 아닌 실력임을 입증했습니다.

시니어 무대 데뷔 시즌부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 첸이 1년 뒤 평창에서
8번의 쿼드러플 점프로 ‘평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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