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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유럽판 닥공? 챔스 16강 '난타전 속출'

[UCL] 유럽판 닥공? 챔스 16강 '난타전 속출'
유럽챔피언스리그가 본격적인 토너먼트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화끈한 골 잔치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공격 앞으로' 전략에 출전 팀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 

2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가 진행됐다. 홈 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원정에 나선 AS모나코를 상대로 무려 5-3 대승을 챙겼다.

이 날 두 팀의 경기서는 90분 동안 무려 8골이 터지는 화력쇼가 펼쳐졌다. 더욱이 홈 팀 맨시티가 역전승으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맨시티는 전반 26분 스털링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전반 32분과 40분 연달아 AS모나코에 골을 내주며 2-1 리드를 빼앗겼다. 맨시티는 후반들어 팀 핵심 공격수인 아구에로가 10분 만에 만회골을 성공시켜 2-2 균형을 맞췄지만 원정팀 AS모나코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모나코는 만회골을 허용한지 불과 3분 만에 다시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3-2 펠레 스코어로 앞서 나갔다.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서 역전패 위기에 몰렸던 맨시티는 공격진이 총공세에 나섰고, 후반 26분 아구에로가 또 한 번 상대 골망을 흔들며 3-3 균형을 맞췄다. 뜨거운 난타전이 계속된 가운데 경기 흐름을 가져 온 맨시티는 후반 32분과 37분 채 5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두 골을 몰아치는 파괴력을 과시하며 5-3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같은 날 독일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에서도 무려 6골이 쏟아졌다. 이 경기는 원정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전반 초반부터 홈 팀 레버쿠젠을 상대로 맹공에 나서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양상이 됐다. 후반 초반까지 2-1로 추격전을 벌이던 홈 팀 레버쿠젠은 후반 14분에 나온 수비수 드라고비치의 실수가 패배의 결정적 빌미가 됐다. 한 골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드라고비치가 패널티 박스안에서 파울을 범해 상대에 패널티킥을 내준 것. 하지만 3-1로 앞서 나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후반 24분 자책골을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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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이어지던 공방전은 후반 41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쐐기골이 나오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필드골만 4골이 터진 가운데 패널티킥에 자책골까지 나오면서 두 팀의 경기 또한 9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연출했다.

챔스에서 이처럼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속출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다.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챔스는 두 팀의 1, 2차전 승패가 동률일 경우 원정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에게 16강 진출 자격을 부여한다. 1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팀이 실점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인 경기를 펼칠 공산도 크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전략도 쉽지 않다.

실제로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 '옵타스포츠'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2일 치러진 맨시티-AS모나코, 레버쿠젠-AT마드리전 두 경기에서만 쏟아진 14골은 1992년부터 유러피안컵에서 UEFA챔피언스리그로 대회가 개편된 이래 나온 하루 최다골 기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클럽들 간의 전력이 점차 상향평준화 되면서 이러한 난타전 경향은 더욱 극적인 승부들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한 주 앞서 치러진 16강 매치업에서 몰아친 골폭풍에서도 역시 비슷하게 확인 됐다. 가장 이슈가 됐던 경기는 지난 16일 치러진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날의 16강 1차전이다. 독일 원정에 나섰던 아스날은 적지에서 무려 1-5 대패를 당하면서 7시즌 째 챔스 16강 탈락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챔스는 같은 패배라도 1-5와 3-5 패배가 다르다. 맨시티 원정에서 비록 패했지만 3골을 넣은 AS모나코는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할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 진출이 가능하다. 희박하지만 희망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원정 경기에서 1-5로 대패한 아스날은 홈에서 치르는 2차전에서 최소한 4-0으로 이겨야 한다. 현재 유럽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4-0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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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에 0-4 무기력한 패배를 당한 FC 바르셀로나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 삼각편대를 보유한 바르셀로나라면 안방에서 4-0 승리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역시 원정다득점 원칙이 관건이다. 4골 차 이상 승리하더라도 파리 생제르맹이 2차전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한 골이라도 넣을 경우 16강 티켓을 장담하기 힘들다. 8강행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5골 이상 득점하는 난타전을 벌여야 하는 셈이다.

물론 이런 '닥공' 추세도 8강 이후에는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16강과 비교해 수준 편차가 더 적은 최상위 전력의 팀들이 살아 남기 때문에 한, 두 골로 승부가 판가름 날 가능성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공격력도 강하지만 수비 밸런스 역시 완성도가 높은 팀들 간에 벌어지는 최상위 단계의 매치업 일수록 수비가 강한 팀이 살아남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각국 리그에서 최상위 클럽들에게만 출전이 허락되는 챔피언스리그는 흔히 '꿈의 무대'라 불린다. 선수들에게도 동경의 무대지만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들이 출전하는 만큼 32강 조별리그 이후 16강, 8강 등 결승까지 이어지는 매 토너먼트 스테이지마다 치열한 승부가 속출하기로 유명하다.

UEFA는 여기에 원정 다득점 같은 장치로 16강 토너먼트 단계에서부터 화끈한 공격축구를 유도해 팬들에게도 흥미진진한 골 장면들을 선사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천문학적인 중계권료가 오가는 대회인만큼 '양과 질' 모두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다.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한때 "월드컵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평한 적이 있다. 그저 허언은 아니었던 듯 하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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