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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결과 못 믿겠다" 생떼…북한의 의도는?

<앵커>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니까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총리가 직접 북한 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임상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기자회견을 자청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5장짜리 장문의 영문 성명서를 읽어 나갔습니다.

한마디로 한국과 결탁한 말레이시아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강철/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 말레이시아 경찰은 사인을 확인하지 못하고 범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북한에 적대적인 세력이 주장하는 사망자의 다른 이름(김정남)에 초점을 맞췄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수사하고 있고, 유일하게 혜택을 보는 건 정치적 위기에 처한 한국 정부라고 음모설을 들고 나왔습니다.

북한인들을 용의자로 특정한 건 어이없다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강철/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 용의자라고 보는 근거가 어디 있느냐 하는 겁니다. 그날, 같은 날에 떠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우리 사람들만 문제시하는 거고, 왜 확인도 하지 않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그것을 언론에 공개하는가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정부에 공동 조사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는 경찰 수사 결과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강 대사의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강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하고 평양 주재 대사도 소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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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상범 특파원, 지금 북한대사관 앞에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데는 어떤 계산과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까?

<기자>

네, 회견에서 강철 대사는 죽은 사람은 북한 국적의 김철이며 자신은 김정남은 모른다고 아예 딱 잡아뗐습니다.

그러면서, 명백한 증거도 없는 마당에 자신들을 배후로 모는 것은 잘못이고, 배후는 오히려 한국이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결탁을 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생떼를 쓰고 있는 건데 그만큼 북한의 처지가 곤궁하다는 강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앵커>

제가 듣기에도 좀 무리인 것 같은데, 이 강철 대사가 오늘(20일)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외교부로 불려갔던 모양인데, 말레이시아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레이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공항에서 극도로 예민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그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과를 받기는커녕 한국과 공모를 해서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 이런 비난을 거듭 받자, 더이상은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김정남의 부검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 같습니까?

<기자>

말레이시아 보건 장관은 이르면 모레쯤 시신 부검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1차 부검 때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재부검을 통해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질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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