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남 생전에 생모 성혜림 모스크바 묘 수차례 방문"

"김정남 생전에 생모 성혜림 모스크바 묘 수차례 방문"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생전에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동묘지에 있는 생모 성혜림의 묘를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용히 묘지를 다녀갔던 김정남은 한번은 관리실에 들러 묘지를 청소하는 인부들에게 달러를 쥐여주며 자기 어머니 성씨의 묘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한 관리원이 전했습니다.

65세의 나이로 2002년 숨진 성씨의 무덤은 지금도 모스크바 서쪽 외곽에 있는 '트로예쿠롭스코예' 국립 공동묘지에 남아 있습니다.

이 묘지는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노보데비치 국립묘지의 분지 격으로 옛 소련과 러시아의 고위 정치인, 고급 장성, 유명 작가와 배우 등이 묻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외국인이 묻힐 수 없는 곳이지만 성씨가 사망한 뒤 북한 당국이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으니 북한의 국모 수준으로 안치해 달라"고 러시아 측에 요청해 이곳에 묘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묘 앞에 세워진 검은색 대리석 묘비에는 한글로 ‘성혜림의 묘’라는 비명과 생존 시기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묘주 김정남'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모친이 사망한 지 3년 뒤인 2005년 묘지를 찾아와 직접 묘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김정남은 이후로도 2~3 차례 이상 묘지를 찾아왔었다고 익명을 요구한 묘지 관리원이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전했습니다.

이 관리원은 "김정남이 항상 비공식적으로 1~2명의 보좌관을 데리고 조용히 묘지를 다녀갔으며 자신의 방문을 외부에 잘 알리지 않았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던 김정남이 "한번은 관리실에 들러 성씨 묘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물었고, 또 한 번은 묘지를 청소하는 인부들에게 미화 200달러를 주며 관리를 부탁했다"고 이 관리원은 전했습니다.

김정남이 마지막으로 성씨의 묘를 찾은 것은 2009년 10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로는 이복동생인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굳어져 가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모스크바를 방문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2008년까지 성씨 묘를 주기적으로 관리하던 북한 관리들도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굳어져 가면서 발길을 끊었고 이후 묘지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