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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대북제재속 중국, 북한에서 LPG 4천 톤 수입 계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321호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부터 석탄 수입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석탄 대신 LPG 수입을 늘려 북한의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을 마련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중국 단둥 출입경검사검역국에 따르면 중국 펑성성남액화가스가 북한 봉화화학공장과 연간 4천t(2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둥 출입경검사국이 지난 4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공고에서 두 회사의 계약 사실을 언급하며, 펑성성남액화가스가 지난해 6월 북한으로부터 LPG를 공급받기 위해 가스 저장 시설을 신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연간 100만∼200만 달러 규모의 LPG를 공급해왔다.

북한에는 연간 정제능력 200만t 규모의 승리화학연합기업소와 150만t급 봉화화학공장 등 2개 정유시설이 있지만, 가동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들의 연간 원유처리량을 200만t으로 가정하면 6만t가량의 LPG 생산이 가능하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對) 중국 가스 수출액은 2001년 200만 달러, 2002년 200만 달러, 2003년 104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계약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입이 제한되자 중국이 LPG 추가 수입을 통해 북한을 우회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안보리 결의 2321호가 채택된 뒤 금수품목 등을 추가 발표하는 등 제재를 확대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실상은 북한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다.

이번에 신설한 가스 저장소는 시설 기준과 안전상의 이유로 아직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단둥 출입경검사국은 관련 시설에 대한 LPG 저장·공급 방식, 샘플 채취 방법, 운송 방법, 안전문제 등에 개선 명령을 내린 상태다.

단둥 출입경검사국의 지적 사항만 개선하면 중국은 즉시 북한산 LPG 수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접경지역 관측통은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LPG를 수출하고 있지만, 에너지 통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다"며 "이번 추가 수입 건은 석탄 수입량 제한과 스모그 원인으로 질 낮은 석탄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대체 에너지 사용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비(非)산유국인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상당량 무상 원유 지원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원유를 정제한 액화석유가스를 수입하는 것은 이중적인 지원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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