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할 경우 신문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대통령 측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통령 측은 오는 24일 최종변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직접 나와 최후진술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직접 자신을 둘러싼 탄핵사유를 해명함으로써 그동안의 의혹을 조금이라도 털 수 있는 기회를 얻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대리인단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나가는 게 좋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성으로 탄핵사유가 부당하다는 점을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 헌재의 판단이나 긍정적인 여론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측의 이 같은 검토는 대통령이 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이나 국회 측의 신문을 받을 가능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14차 변론이 끝난 뒤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과 최종변론 출석 여부를 논의하겠다"면서도 "최종변론에서는 양측의 최종 의견과 대통령의 최후진술만을 들을 수 있을 뿐 별도의 신문 절차가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재판관이나 국회 측의 질문은 받지 않고, 오로지 입장만 밝히는 최후진술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17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최종변론에 출석하는 경우 소추위원이나 재판부에서 질문할 수 있다"며 대통령 측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일반 헌법재판의 경우에는 증거조사 방법으로 당사자에 대한 신문이 안 되지만, 탄핵심판의 경우에는신문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관련법을 들었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는데, 형소법상 당사자 본인 신문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가 이렇게 밝히면서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나올 경우 어느 정도 신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회 측도 박 대통령에 대한 신문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통령 측이 생각하는 시나리오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에 출석 여부를 재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헌재에 출석했다가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자칫 국회와 재판관들의 공세적 분위기에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밝힌 최종변론 24일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 측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