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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북한 전문가들 "김정은이 용의자" 한목소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을 놓고 다양한 음모론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여성 용의자 2명이 베트남 여권 소지자, 인도네시아인인 데다가 공작원 수준의 치밀한 행적을 보이지 않아 일각에서는 동남아시아 조직폭력배 개입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김정남이 동남아 지하세계를 잘못 건드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학자들은 일제히 북한을 배후로 볼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욕대 사회과학자이자 '독재자 안내서'의 저자 브루스 부에노 드 메스키타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초부터 자신을 흔들려는 세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메스키타는 "김정은이 삼촌을 처형함으로써 '자신의 동맹을 정리하고 나머지도 처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제대로 훈련을 받았으며 북한과 같은 곳의 통치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직관을 지녔다"고 강조했습니다.

네덜란드 레이던대 북한학자 크리스토퍼 그린은 "김정남은 결코 권력의 대안이 될 수 없었지만, 권력 그 자체로는 강화되지 않는다"며 "최고 통치자로 머물기 위한 끊임없는 싸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김정남이 권력을 향해 큰 계획을 품고 있지 않았더라도, 중국이 김정남을 활용하려는 그림을 그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주석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5년간 극적으로 악화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은 북한에 다른 통치자가 들어설 필요가 있을 경우 중국에 더 호의적인 김정남을 세우려 했다는 추정입니다.

상하이 푸단대의 한국 전문가 왕 웨이민은 중국은 김정남이 북한 통치를 계승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북한으로부터 그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조치를 갖춰놨다고 설명했습니다.

왕 교수는 "중국은 김정남에게 많은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정치적 연민이 있었기 때문에 그와 그의 가족을 보호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그 누구라도 제거하기를 바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김정은이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은 80%"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는 모습입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김정남을 누가 왜 죽였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말레이시아 당국이 암살됐다고 결론을 내리면 이런 범죄 행위는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멸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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