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北 인도 절차는?…한솔, 父 마지막 길 배웅 가능할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측에 인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어떤 절차를 밟아 갈지가 주목됩니다.

통상 타국에서 숨진 자국민이 법의학적인 사망 판단을 받는 절차를 마치고 나면, 본국으로 옮길지 아니면 현지에서 장례 처리할지를 정하는 것이 관례이며, 유족에게 시신을 넘길지 여부는 그다음 수순입니다.

북한은 일단 현지 공관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에 김정남 시신을 화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 측은 사태 확산을 막을 목적으로 김정남 시신 부검 전 인도요청을 했으나,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부검을 강행했습니다.

북한 배후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파장을 조기 수습하려면 시일을 늦추지 않고 장례를 치를 필요가 있는 만큼 북한 측이 시신을 화장한 뒤 자국으로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상 외국에서 사망한 시신을 타국으로 이송할 때는 외국인 전문 장의사를 통해 미리 방부처리를 한 뒤 전세기를 이용합니다.

전세기는 통상 7일 전 예약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방부 처리와 검역 등 과정에서 김정남의 시신과 접촉하는 관계자들의 수가 더 늘게 된다는 점도 북측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반면 시신을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화장해 북한으로 이송하면 별도의 위생처리를 할 필요가 없기에 소요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언론 노출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측이 계속 부검에 반대하면서 시신인도를 요구했던 점 등으로 미뤄, 독극물로 암살된 김정남의 시신을 화장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북한으로 돌아간 김정남의 시신은 간략한 장례절차를 거쳐 매장될 전망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의 존재를 전혀 모른다"면서 "장례식을 하더라도 조용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내 공식 직책이 없는 인물인 만큼 묘비조차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남의 가족은 장례식 참석은 말할 것도 없고, 시신조차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말레이시아 매체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는 16일 자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남의 둘째 부인인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받을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을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남의 본처와 아들 1명은 현재 중국 베이징에, 후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선 말레이시아 당국이 중국·북한과 협의해 김정남의 가족이 남편·부친의 시신을 먼 발치에서나마 보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신변 안전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