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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사람들 마음 움직인 '나는 못해요' 시…작가의 말

스스로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으로 버티시나요?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이 그러실 것 같은데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 '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다' 이렇게 힘을 내죠?

하지만 못한다고 용기 내서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이야기가 실린 한 편의 시가 있는데, 왠지 더 위로가 되는 것 같죠?

초등학생이 손 글씨로 쓴 이 시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입니다.

'용기'란 제목의 시로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용기를 내야 한다'라는 사람들의 말에 '나는 못해요'라고 이야기한다는 내용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란 마지막 구절이었는데, 화제가 된 이 시가 알고 보니 초등학생이 쓴 시가 아니었습니다.

1989년 이규경 작가가 쓴 동시로 그는 30년 넘게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시와 동화를 쓰고 있었습니다.

스브스뉴스팀이 작가님과 인터뷰했는데요, 따뜻한 위로를 건넨 이 시가 화제가 되고 또 어린 친구들이 노트에까지 옮겨 적기도 했다니 작가로서 기쁜 일이라고 전해왔습니다.

또 사랑할 때도 그렇고 이별할 때조차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살면서 항상 필요하고 중요한 거라고요, 꼭 산을 오르거나 바다를 헤엄치는 등의 거창한 용기를 말하고 싶진 않았다고요, 때론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 시를 통해 거절하고 포기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이규경 작가는 젊은이들이 더 당당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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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어느 날 형사 김복준 씨는 집 앞에서 택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택배 상자 안에는 고양이 사체가 들어 있었고, 당시 조직폭력배를 수사 중이던 그는 그쪽에서 보냈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간혹 위협적인 것도 배달되곤 했는데 형사인 그는 이런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였지만, 가족들은 많이 놀라고 상처받았다고요, 그래서 그의 이름 앞으로 온 소포는 열어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폭력배들은 다 같이 죽고 싶지 않으면 수사를 그만두라며 아내에게 협박 전화를 하고, 너희 아빠 때문에 감옥에 다녀왔다며 딸을 찾아가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 우는 모습에 마음이 참 많이 아팠다고요, 하지만 그는 밤샘수사 때문에 집에 잘 가지 못해 가족들에겐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늘 벌벌 떨던 아내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본인은 괜찮다고 오히려 남편을 더 다독여줬다는데요, 협박 전화가 오면 왜 또 전화했느냐며 당당히 맞받아쳤고, 이에 남편은 수사 끝에 전화했던 폭력배를 찾아 협박죄로 구속했다고요, 형사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정년퇴직한 김복준 씨.

잘 버텨준 가족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형사생활 32년 동안 무려 삼천 명이 넘는 범죄자를 구속했는데, 이는 모두 아내와 딸이 폭력배를 상대해준 덕분이라고요, 이젠 늘 미안하고 고마웠던 아내 곁을 끝까지 지켜 낼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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