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밀 문건을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측이 문건 유출에 쓰인 태블릿 PC의 검증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오늘(16일) 열린 공판에서 "기존에 낸 증거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 전 비서관 측은 기밀 유출 혐의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태블릿 PC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재판부에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태블릿 PC는 갤럭시 탭 안드로이드 체제인데, 여기에서 발견됐다는 '드레스덴 연설문'의 파일명이 애플 iOS를 운영체제로 하는 기기로 다운로드 한 것처럼 돼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검찰은 이런 주장에 "사실과 다르다"며 "안드로이드 체제의 경우 내려받기를 반복하면 동일한 파일명 뒤에 하이픈과 숫자가 추가되지만, 아이폰의 경우 반복 다운로드된 파일엔 숫자만 추가되는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태블릿 PC 검증 철회와 함께 태블릿 PC를 최초 보도한 JTBC 기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려던 계획도 취소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검찰 증거를 동의하지 않았으면 다툴 수 있겠는데, 이미 제출된 증거를 다 동의해서 증거 관련해 다른 의견 낸다는 게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유출한 문건들을 나열하며 공소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박근혜 대통령, 최 씨와의 대화 내용도 세 사람이 문건 유출에 공모한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을 끝으로 사실상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정 전 비서관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추후 기일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피고인 신문이 끝나면 함께 기소된 최 씨, 안종범 전 수석과의 심리를 병합해 검찰과 변호인 측의 최종 변론을 듣고 1심을 선고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