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이 불법 도박 사이트로 현금 수십억원을 모았다는 사실을 알고 감금·협박해 돈을 뺏은 4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친구를 흉기로 위협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45살 유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유씨는 지난달 9일 오후 5시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후배 강모씨·오모씨와 함께 A씨를 협박해 돈을 뺏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와 A씨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동창으로 30년 가까이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유씨가 남양주 아파트를 살 때 A씨가 4억 5천만원을 빌려줄 정도로 친했습니다.
A씨는 2014년 말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거액을 벌었습니다.
반면 유씨는 3년여 전부터 도박에 빠져 2억원 넘는 빚을 진 상태였습니다.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된 유씨는 A씨가 "필리핀 사업을 정리하고 입국했다"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유씨는 A씨가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100억원을 모았을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유씨는 사회 후배 강씨와 오씨에게 "친구가 불법으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빼앗는 것을 도와주면 2억원씩 주겠다"고 제안하고, 그들을 범행 당일 남양주 아파트로 불렀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친구를 만나러 왔던 A씨는 유씨 일당에게 폭행을 당해 쓰러졌고, 양손과 양발이 묶인 채 1시간 동안 흉기로 위협을 당했습니다.
결국 A씨는 현금을 보관한 장소를 털어놓았고, 유씨 일당은 해당 장소에서 50억원을 발견해 여행용 캐리어 6개에 나눠 담아서 도망쳤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11억6천만원을 압수했고, 나머지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며 "자금 출처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수익인 것으로 확인되면 전액 몰수해 국고로 환수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