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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전경련에 '기업 끌어들인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라' 지시"

미르재단 설립 당시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청와대가 (기업을) 끌어들인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라"는 취지의 질책을 받았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원의 증언이 나왔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2015년 최상목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증인에게 전화해 왜 청와대가 끌어들인 것처럼 보이게 하냐며 질책하듯 말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박 전무는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무는 "청와대가 앞에 나서지 않고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설립)하는 걸로 보이게 해야 하는데 나는 기업체에 연락하면서 일의 경과나 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말씀이나 경제수석실을 언급하지 않으면 그렇게 빨리 기업들에 부담을 지워 가며 (재단 설립을) 할 수 없는데 대체 내게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박 전무의 이 같은 진술이 얼마나 인정될지, 최씨나 안 전 수석의 혐의와 연결고리가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최씨는 재단 설립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재단을 통해 이익을 얻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씨 변호인은 박 전무에게 "미르재단 설립 당시 최씨가 거론된 적은 없지 않나"라고 물었고, 이에 박 전무는 "없었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 변호인은 "최 비서관이 '이렇게 일하면 큰일 난다, 청와대를 팔면 안 된다, 청와대 얘기가 안 나오게 매끄럽게 해 달라'고 말한 것 아닌가"라며 "적극적으로 기업들을 압박해 출연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안 된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전무는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압박을 하면서도 압박하지 않은 것처럼 해 달라는 요구였던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또 '청와대가 돈을 걷는다는 소문이 나니까 증인에게 연락한 것 아닌가'라는 안 전 수석 변호인의 질문에 "청와대가 (모금에) 앞장선다는 게 소문날까 봐 겁이 나서 그러신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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