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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무소속 돌풍 마크롱, 좌우 양진영 표심 파고들까

선거강령 공개가 고비, 좌우 고정 지지층도 장애

기성 좌우 정당체제의 탈피를 선언하고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의 유력주자로 장밋빛 전망에 싸여있지만 최종 당선까지는 숱한 고비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마크롱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막상 선거에서 전통적으로 좌·우파 간의 양당체제에 익숙한 유권자들이 과연 프랑스 정치사를 다시 쓸 제3의 후보에게 쉽사리 대권을 안겨줄 지도 변수가 많다.

프랑스 정치의 고질인 좌우 분열을 극복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과연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 마크롱이 오는 4월 대선 1차 투표를 통과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요원한 상태이며 특히 좌·우파 양당 정치의 벽이 그에게 주요 장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동안 공식 선거강령을 발표하지 않은 채 다소 모호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온 마크롱이 이달 말 세부 강령을 발표할 경우 지지층이 상당수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우선 마크롱이 현재 20% 내외의 지지를 얻고 있으나 1차 투표를 통과해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좌파 유권자들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여전하고, 또 그에 대한 지지층이 여타 경쟁후보보다 가장 '변심이 쉬운' 유권자들로 판명되면서 앞서 언급한 선거강령에 따라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우파의 강력한 후보였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이른바 가족 세비 횡령 스캔들로 24%에서 18%로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더 이상은 추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 5년간의 사회당 정권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핵심 보수층의 존재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70%가 피용 후보의 사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나머지 30%가 바로 스캔들에 관계없이 보수 후보에 표를 던질 고정 지지층이라는 것이다.

또 좌파의 경우도 예상을 뒤엎고 당내 경선에서 마뉘엘 발스 총리를 꺾고 후보로 등장한 브누아 아몽 후보가 15~1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극좌 후보인 장-뤽 멜랑숑 후보의 지지를 더 하면 약 25%의 콘크리트 좌파 지지층이 존재한다.

좌우 양 진영의 고정 지지층이 존재하는 만큼 마크롱에게는 운신의 폭이 그만큼 좁은 편이다.

마크롱의 '변심이 가장 쉬운' 지지층도 문제이다.

마크롱은 대체로 다양한 계층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으나 중산층 이상, 고학력에 편중돼 있다.

블루칼라 등 저임금 근로계층의 지지율은 다른 후보에 비해 낮다.

현재 마크롱 지지층 가운데 50% 만이 끝까지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정 지지율이 80%에 달하는 극우 마린 르펜 지지층과 대조적이다.

프랑스 전문가들은 여기에 역사적으로 좌우 선택에 익숙해진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도 지적하고 있다.

마크롱이 이달 말 경 내놓을 공식 선거강령도 주요 변수이다.

주 노동시간, 최저임금, 부유세 등 민감한 선거 이슈들에 어떤 세부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지층이 변심할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좌·우파 간의 대조적인 공약 사이에서 모호한 줄타기를 해온 마크롱 지지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결선에서 르펜을 이길 후보라는 점이 마크롱의 강점이다.

그러나 만약 르펜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고 좌우 진영의 후보가 결선에 진출할 경우 마크롱에게는 아주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르펜이 1차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마크롱은 결국 1차 투표에서 일단 고정 지지층을 가진 좌우 후보들을 앞서야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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