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고래 300여 마리 떼죽음, 이유는?

지난주 뉴질랜드에서 300마리가 넘는 고래들이 해변으로 몰려와 모래톱에 걸려 떼죽음을 당한 사건을 둘러싸고 왜 그토록 많은 고래가 해변으로 헤엄쳐와 죽었을까에 대한 무성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해양 생물학자 빅토리아 멧캐프 박사는 오늘(13일) 이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멧캐프 박사는 가장 먼저 제기된 보름 영향설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고래 떼죽음 사건은 9일 밤 400여 마리가 넘는 참돌고랫과 들쇠고래들이 뉴질랜드 남섬 북단 페어웰스핏 해변으로 헤엄쳐와 모래톱에 걸리면서 일어났는데, 모두 320마리가 죽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멧캐프 박사는 보름으로 만조때 수위가 높아져 고래들이 모래톱에 걸렸다는 주장에 대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태음 주기와 고래들의 행동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고 전제하고 "지금 단계에서 달에 대해 결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는 지진과의 연관성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남섬 카이코우라 지진의 여진 형태로 어제 오전 인근 컬버던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동물들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 근거가 됐습니다.

그러나 멧캐프 박사는 "수중 진동 때문에 고래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있지만, 이번 지진은 그런 지역에서 일어난 게 아니므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태양 폭풍의 영향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의 자장에 영향을 줘 고래, 돌고래, 참돌고래들의 방향감각을 잃게 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이 역시 가능성이 미미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석유 탐사선의 대규모 탐사활동이 가장 타당성이 큰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뉴질랜드 연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탐사선 아마존 워리어가 수중에서 공기 대포를 쏘며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런 식의 석유 탐사활동이 고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귀까지 먹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내놓고 있습니다.

멧캐프 박사는 또, 들쇠고래가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이기 때문에 한 마리가 곤경에 처하면 다른 고래들이 그 고래를 구하려고 달려들면서 이번과 같은 사태가 종종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뉴스허브 사이트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