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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피해' GKL "靑 뜻이라 생각해 더블루K와 협상"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이 최순실(61)씨 소유로 알려진 더블루K와 협상하게 된 건 청와대 뜻에 따른 거라는 내부 관계자 진술이 나왔다.

GKL은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의 압력에 따라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고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기우 GKL 대표의 검찰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안종범 수석이 더블루K라는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가 있는데 GKL이 스포츠단을 만들어 그 회사와 운영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안 수석의 이런 지시가 경제수석의 권한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고 묻자 "당시 저는 청와대 수석의 말이 곧 청와대의 뜻이라고 생각했다"며 "청와대 지시에 따라 말하는 거라 생각해 경제수석의 월권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청와대에서 지시하는 것이니 따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GKL과 더블루K 조성민 대표 사이에 협상이 진행되는데, 더블루K에서 80억원 규모의 일반인 펜싱팀과 장애인팀 창단을 제안한다.

당시 더블루K의 이런 제안에 대해 이 대표는 "공기업 사장으로서 일반인팀 2개를 80억원 규모로 창당하는 건 굉장히 힘들고 어떻게 해서든 안 하려고 저 혼자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실적으로 할 수도 없었다"며 "공공기관은 일정 금액 이상은 공개입찰을 해야 하는데 80억 규모를 용역대행계약으로 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GKL에서 스포츠단을 창단한다면 장애인팀을 창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블루K에 전달했다"며 "이런 얘길 김종 차관에게도 이야기하니 김 차관이 '그러면 배드민턴팀을 하나 더 추가로 만드시죠'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이날 "GKL이 장애인팀 제안을 하기 전엔 김 전 차관이 더블루K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라고 푸시(압박)한 게 사실 아니냐"고 묻자 "초반엔 그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김 전 차관이 "용역계약이 안 되면 GKL과 GKL 선수단, 더블루K 3자간 선수 위촉 계약으로 해보라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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