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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도 미국 따라 반이민 조치' 가짜뉴스에 낚인 트럼프

쿠웨이트가 미국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좇아 일부 이슬람 국가 국민의 비자 발급을 금지했다는 '가짜뉴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보수 언론이 속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동 매체인 '더 뉴 아랍'은 지난 1일 쿠웨이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따라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동 전문 매체인 '알바와바'도 유사한 내용을 곧 보도하면서 기사는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일부 보수 매체들은 기사를 논란 많은 반이민 조치를 옹호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알바와바의 기사를 공유하며 "영리하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스티븐 배넌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대표를 지낸 극우 언론 브레이트바트도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한 우려가 쿠웨이트로 하여금 이러한 조처를 하게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성향의 보수 인터넷 매체 '인포워스'도 "쿠웨이트가 급진적 테러리스트의 이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쿠웨이트의 비자 발급 금지 정책이 트럼프의 행정명령 발동 이전인 2011년부터 실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는 곧 가짜뉴스로 판명됐습니다.

기사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쿠웨이트 정부는 국영 KUNA통신을 통해 몇몇 국가의 국민에게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는 기사를 강력히 부인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매체들은 오보에 대한 설명을 요청한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실수였다고 모두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 전 기사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평소보다 조회 수가 크게 오른 매체들이 만족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더 뉴 아랍은 쿠웨이트의 비자 발급 금지 조치는 2011년부터 한 게 맞으며, 이러한 심각한 실수가 널리 확산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알바와바의 영문판 편집장 디나 다보우스는 정정기사를 게재했음에도 "조회 수가 엄청나서 믿기 어려웠다. 우리는 그 기사에 꽤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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