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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낙서한 美10대들에 법원이 내린 처벌은?…"책 읽어라"

홀로코스트 회고록 등 35권 독서목록 제공…매달 1권씩 독후감 의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 미국 사회에 번지고 있는 극우 인종주의를 가라앉히는 해법이 있을까?

역사적 이해를 높이는 독서가 하나의 해법이 될까?

지난해 9월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의 흑인학교 건물에 인종차별적이고 반(反)유대주의 성격의 낙서를 했다가 체포된 10대 청소년 5명에 대해 '이색 처벌'이 내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10대는 백인 2명과 소수민족 3명으로, 나치 문양이나 공룡 그림, 또는 외설적 이미지를 그렸다.

'백인의 힘(White power)'이라는 문구도 적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혐의는 시인했지만, 적어도 한명 이상은 나치 문양의 의미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검사에게 말했다.

법원이 검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내린 처벌은 바로 독서.

역사적으로 가장 분열적이고 비극적인 시기를 다루고 있는 독서목록 35편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12개월간 매달 한 권씩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도록 명령한 것이다.

가령, 유대계 작가 엘리 위젤의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회고록인 '밤'(Night), 아프가니스탄 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등이다.

이들 10대는 또 워싱턴D.C.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일본계 미국인 격리수용 전시관' 등도 의무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아울러 나치 문양이나 '백인의 힘' 같은 문구가 흑인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보고서를 써야 한다.

나치즘이나 각종 차별적 법률에 대한 참고문헌도 포함해야 한다.

이들은 얼마나 성실하게 명령을 이행하는지 보호관찰관으로부터 점검을 받게 된다.

알레한드라 루데아 검사는 "처벌로서 독서 목록을 선정한 것은 19년 검사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들 10대들이 관련 서적을 읽고 깨닫는다면, 역사적 아픔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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