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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쥐어준 3만 원…은혜 갚은 '현대판 장발장'

<앵커>

이번엔 감동적인 뉴스 하나 전해드립니다. 한 경찰관이 불우한 환경 때문에 경로당에서 밥을 훔쳐 먹다 붙잡힌 30대 남자에게 밥이라도 사 먹으라며 3만 원을 줘 돌려보냈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떠난 이 남자는 한 달 뒤, 일해서 번 돈 3만 원을 들고 다시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자세한 얘기, 황보람 기자의 보도 들어보시죠.

<기자>

지난해 12월, 36살 김경희 씨가 경찰서로 걸어 들어옵니다.

밤마다 경로당에 몰래 들어가 쌀과 김치를 훔쳐 먹고, 잠을 자다 붙잡힌 겁니다.

그런데 조사를 끝낸 담당 형사가 김 씨에게 3만 원을 건넵니다.

머뭇거리다 돈을 건네받은 김 씨는 이내 눈물을 훔칩니다.

한 달이 지났을 무렵, 김 씨는 다시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돈을 벌게 됐다며 담당 형사에게 3만 원을 갚았습니다.

[박영도/부산 사하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어려운 피의자를 위해서 얼마 안 되지만 도와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처럼 자기가 갚으러 온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뿌듯합니다. 뿌듯하고.]

5년 전 유일한 가족이었던 형마저 잃은 김 씨는 생활고에 시달렸고 결국 경로당 물건에 손을 댔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안 경찰의 도움으로 김 씨는 일자리까지 구하게 됐습니다.

[김경희 : 내 멋대로 살겠다면서 아무 대책 없이 그렇게 살았어요. 저한테 손 내밀어 준 건 그분이 처음인 것 같아요. 3만 원이란 적은 금액이지만 저한테는 30만 원이든 300만 원이든 그 돈이 값어치가 더 컸어요.]

또 경로당의 할머니들은 처벌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김 씨에게 돈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정말 어렵고 그런 일이 있으면 이리로 와. 집같이 한 번씩. 다 여기 엄마나 할머니로 생각을 하고.]

세상을 방황하던 김 씨.

주위의 작은 배려와 관심은 그를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일도 있을 테고, 나쁜 일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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