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주한대사 소환 한일 '외교파행' 내일로 한 달째…출구 없는 싸움

주한대사 소환 한일 '외교파행' 내일로 한 달째…출구 없는 싸움
일본 정부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귀국 조치한 뒤 양국 관계 파행이 내일로 한 달째를 맞게 됩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 측이 주한대사와 부산총영사를 자국으로 소환했다는 점에서, 그 요구사항을 우리나라가 들어주지 않는다면 한일 대립은 쉽게 해소될 수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안에선 재작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한데다, 민간단체와 일반 국민이 설치한 소녀상과 관련해 정부의 재량권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일본 측의 소녀상 철거 요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안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주한대사 등 소환이라는 이른바 '한국 때리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는 점도 이번 갈등을 풀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쿠릴 4개 섬 반환 협상에서 성과를 못 낸 아베 총리가, 그 이후 소녀상을 빌미로 대사 소환 이외에 독도 영유권 도발까지 역사와 영토 문제로 한국 공격에 나서 지지율을 크게 높였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한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주한대사 귀임 문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일본의 주한대사 귀국 조치 이틀 만인 지난달 8일 방송된 NHK 프로그램에서 "한국이 10억 엔을 받았으니 한일합의를 이행하라"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나오며 상황은 크게 꼬였습니다.

이른바 '아베의 10억엔 발언'이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겁니다.

더욱이 지난달 1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도발했습니다.

기시다 외무상은 당일 부산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귀국한 주한대사의 귀임 문제는 "아무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면서 두 사안을 연결지었습니다.

이런 일본의 터무니없는 공격에도 우리 정부는 유화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부산소녀상에 대해 "여러 루트로, 여러 채널로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만 했을 뿐 일본을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김관용 경북지사가 독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트집을 잡았고, 쓰시마의 사찰에서 도난당한 뒤 한국에 반입된 불상을 원래 소유주인 한국의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며 자극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여겨 볼 점은 이런 과정을 통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높아져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아베 총리 지지율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는 66%,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61%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내에서는 일본 주한대사의 '공백'이 한 달을 넘기더라도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한국 때리기에 밀려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