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⑨ (11.21)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⑩ (11.28)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⑪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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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수사…불법적 금융 지원 실체 파헤쳐야 (상)
검찰 수사의 또 하나의 과제는 엘시티에 대한 불법성 특혜 대출 문제입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BNK 금융그룹의 특혜 대출은 그룹 전체의 자산 안정성을 크게 해치고 나아가 큰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금융 그룹의 위기는 이들 은행에 예금을 맡긴 금융 고객들의 위기이기도 하거니와 지역사회에도 큰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끼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수의 금융 관계자들은 “엘시티에 대한 불법 특혜 대출은 한 특정 회사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그룹의 운명을 함께 할 정도로 문제 있는 사업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어떻게 위험 부담이 큰 부동산 개발 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건다는 말입니까? 이게 진실일까요?
금융 관계자들은 은행의 특혜 대출이 진행될 동안 이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2, 3차례 감사를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이라면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금감원이 진짜로 문제가 없어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도 그냥 덮어버렸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1988년 IMF 사태를 기억합니다. 금융권의 무분별한 대출과 이에 따른 부실, 감시 감독해야 할 금융 감독 기관의 무능은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왔습니다.
검찰의 금융 특혜 비리 수사도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하기는 했지만 최고위층 인사들의 특혜 대출의 절차상 문제와 배임 혐의 등에 대한 수사는 주변을 맴돌기만 합니다.
● 부산은행의 3,800억 단기 대출…금융권 관행상 위험천만한 도박
2015년 1월 당시 엘시티는 어떤 상황이었던가요 ? 시공사였던 중국건설사(CSCES)가 철수하기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중국건설사가 책임준공 보증을 거부하고 금융권 PF 대출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엘시티 시행사는 부도 직전이란 소문이 돌고 있었고 감원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 몸부림을 치던 때입니다.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은 그 누구도 대출을 꺼려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그 전부터 시중은행 등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컨소시엄을 탈퇴했습니다. 그런데 부산은행이 단독으로 거액의 단기 대출을 강행한 겁니다. 그런데 대출 방식이 금융권의 보편적 관행에 비춰 볼 때 너무도 이례적이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 "군인공제회 대출금 상환을 후순위로 돌려 대출금 상환 위험 부담을 줄였어야"
다시 말해 첫째, 신규 참여 대출기관(엘시티의 경우 부산은행)의 대출 채권은 통상 선순위 담보 취득 및 선순위 상환이 원칙이며 둘째, 최근에는 대출금과 공사비 배분 방식으로 PF 대출 구조를 짭니다. 셋째, 기존 대출 기관의 대출금은 선순위에서 후순위로 전환하고 신규 참여하는 금융기관이 선순위 담보 취득, 선순위 상환 완료 후 기존 대출기관의 대출은 공사비까지 지급 완료 후 상환하는 것이 보편적인 관행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부산은행의 엘시티 대출 지원은 이러한 금융권의 보편적 관행을 아예 무시하고 파격적으로 특혜를 준 셈입니다. 후순위는 커녕 아예 단기 대출금으로 군인공제회의 빚을 대신 갚아줘 엘시티의 거액의 빚을 대신 떠안은 셈입니다.
당시 부산은행을 포함하여 경남은행 BNK 캐피털, 국민은행이 공동 대출을 검토하였으나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모두 대출을 거부하고 부산은행 단독으로 군인공제회의 부실 대출을 대환해준 겁니다. 더구나 부산은행은 그동안 브릿지론 을 해주지 않는 걸 관행으로 해왔다고 합니다. 이런 관행에 비춰볼 때 엘시티에 엄청난 특혜를 베푼 셈입니다.
엘시티는 만성적인 부실 대출 채권을 해결하고 포스코가 시행사로 들어올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때에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반면 부산은행으로서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한 셈입니다. 사업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업체에 단독으로 지방은행으로서는 엄청난 규모의 대출을 해준 것은 업무상 배임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이영복 회장은 이미 대출 부적격자…그럼에도 거액 특혜 대출 이뤄져
2008년경 엘시티 사업의 원시행사인 청안건설은 ‘해운대 엘시티 사업과’, ‘용인 동진원 도시개발사업’등 두 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 이 회장의 청안건설, 부산은행에 135억 원 손실 끼쳐
그런데 용인 동진원 개발 사업에서 금융권의 PF 대출금 7,100억 원 가운데 3천억 원 이상을 회수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부산은행도 대출금 미회수 잔액의 50%에 해당하는 135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대손상각 처리하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이 회장의 청안건설은 이때 이미 대출 규정상 부적격 대출자로 지정된 겁니다.
해운대 엘시티 사업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산업, 하나, 부산, 경남은행 등 4개가 컨소시엄으로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 당시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 등 금융사들은 사업성을 확신할 수 없어 각 은행별로 18여억 원을 출자하면서 110% 예금담보를 제공받고 출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컨소시엄에서 탈퇴를 합니다. 부산은행도 마찬가지로 탈퇴를 고려할 무렵 2012년 3월 성세환 부행장이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됩니다. 즉 탈퇴는커녕 오히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출자금 상환용으로 확보하고 있던 예금담보를 엘시티 시행 사에 돌려주고 추가대출도 지원하게 된 겁니다. 다른 금융기관의 판단과 달리 역주행 한 겁니다.
● 청안건설 BNK 계열 경남은행에도 100억 원 대출금 손실 입혀
그런데 2014년 하반기 경남은행을 인수한 부산은행이 압력을 행사해 청안건설이 제공한 예금 담보를 반환하도록 여신위원회 결정을 번복해 예금 담보를 돌려주게 됩니다.
즉 이미 과거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각각 백 억 원대 이상의 손실을 입혀 대출 부적격자로 규정된 이 회장과 청안건설에 출자금 상환 용도로 확보하고 있던 예금 담보를 되돌려 주고 거액의 추가 대출도 지원하게 된 겁니다.
● "군인공제회 대환 대출 외에 단기 대출 4차례 더 있다"
부산은행은 2015년 1월 군인공제회 대환 대출뿐만 아니라 그 뒤에도 4차례에 걸쳐 추가로 단기 대출을 해 주었습니다. 모두 5차례에 걸쳐 5천억 원이 넘는 대출을 해 주었습니다.
부산은행의 자기자본은 5조 원 규모입니다. 결국 부산은행은 자기자본의 10%에 해당하는 돈을 자금난에 시달리던 엘시티와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던 특정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출해 준 겁니다.
문제는 단기 대출 또한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해 대출해 주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단기 대출에 이어 부산은행이 간사인 PF 대주단 대출 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