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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고의적 달러 약세 유도…"트럼프노믹스와 모순"

트럼프의 고의적 달러 약세 유도…"트럼프노믹스와 모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전쟁을 선포하면서 고의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추진하는 정책과 모순되는 게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새 행정부가 전통을 깨고 거침없이 달러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통상 미국 행정부는 달러화에 대한 입장은 재무부 소관임을 명확히 하고, 재무부 장관은 대개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원칙적 발언만 하는 게 전통이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런 전통을 깼습니다.

그는 취임 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너무 강세여서 미국 기업들은 경쟁할 수가 없다"면서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임 후 최근 백악관에서 한 제약업계 임원들과의 회동에서는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고의로 이웃 국가들의 통화 가치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낮춰 미국 수출업체들에 이익을 주고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 등 이른바 트럼프노믹스가 성과를 내게 된다면, 이는 미국의 금리 상승을 불러올 테고 이는 전 세계 투자자들과 자산을 미국으로 끌어와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대통령의 발언대로 달러화 가치를 절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지, 아니면 달러화 강세가 미국의 강세를 의미한다는 기존의 오래된 전통을 따를지 결정해야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화에 대한 솔직한 발언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달러 강세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폐기하고, 달러화 약세를 추구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과 모순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사실에 어긋난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감세와 인프라투자 확대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경제 성장을 부양하겠지만, 물가상승도 유발해 금리를 상승시키고 달러화 강세를 불러올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한 이후 위안화 가치 약세를 유도해 수출을 부양한 것은 맞지만, 다른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이후 6년간 더 떨어져 중국의 환율조작을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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