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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잠시 뒤 하늘에서 벌어지는 '행성직렬'…눈으로도 볼 수 있다

[리포트+] 잠시 뒤 하늘에서 벌어지는 '행성직렬'…눈으로도 볼 수 있다
세기말 1999년도에 온 세계를 술렁이게 했던 종말론 기억하십니까?

당시 종말론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라면과 생수 등 필수품을 사재기했고, 더러는 기도하기 위해 성지나 예배당으로 몰려가기도 했습니다.

종말론은 하늘의 별들이 특이한 모양으로 배열되면서 불거졌습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계의 행성이 십자가 모양으로 배열된 겁니다.

여기에 16세기 중세 유럽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도 행성 직렬을 근거로 지구에 재앙이 닥친다고 주장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종말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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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세 유럽은 음력을 사용했으니, 양력으로는 99년 8월에 대한 예언이었죠.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당시 사람들은 혹시나 하고 불안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 12월 31일을 지나 오늘까지도 지구에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당시 사람들을 술렁이게 만들고 종말론의 근거가 되기도 했던 행성 직렬 현상이 오늘 또 펼쳐진다고 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오후 6시부터 밤 9시 사이 하늘을 보면

행성 직렬이란 태양계의 행성들이 공전 과정에서 어느 순간 일직선으로 정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오늘 저녁 남서쪽 하늘에서는 달과 화성, 금성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일 일몰 후부터 밤 9시까지 달-화성-금성이 일렬로 늘어서는 천문 현상이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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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번 행성 직렬 현상은 망원경 없이 육안으로도 멀리 토성까지 관찰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촬영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 행성직렬과 종말론, 그 오묘한 관계

이 같은 행성 직렬 현상은 오래전부터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습니다. 지구 종말이나, 지진· 해일·화산 등 재앙의 서막으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중세 유럽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 없이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일부 과학자들은 행성직렬 현상을 지구 종말과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197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했던 일부 과학자들은 '82년도에 태양계 행성들이 일직선으로 정렬되며 태양계가 멸망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행성이 일렬로 늘어서면 서로 인력이 작용해 지구가 엄청난 중력을 받게 되면서 대규모 지진과 해일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주장이었습니다.

이 같은 설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1999년 8월 태양계 행성들이 십자가 모양으로 배치됐을 때, 2000년 5월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이 일직선 상에 늘어섰을 때마다 지구 종말론은 다시 활개를 쳤습니다.

■ 정말 지구에 영향이 있을까?

하지만 오늘날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종말론이 모두 근거 없는 허구라고 말합니다. 천체들이 특이한 모양으로 배열되는 현상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고, 사람들이 그 현상에 온갖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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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태양계 행성이 일자로 배열돼 발생하는 행성 간 인력 때문에 종말이 온다는 얘기는 완전히 허구라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해일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행성 직렬 시 각 행성들의 영향력이 달이 지구에 미치는 힘과 비교하면 수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지구의 조석 ·조류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힘은 미미한 겁니다.

게다가 오늘처럼 서너 개의 행성이 일렬로 놓이는 현상은 사실 2년에 한 번꼴로 나타납니다.

9개의 행성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건 천체 공전주기상 불가능하지만, 몇 개의 행성들이 일렬로 늘어서는 건 천체학자들에게 별다른 일이 아니란 거죠.

그러니 앞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해도 지구 종말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신기한 모습을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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