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인사 의혹' 유재경 대사는 30년 삼성영업맨

'비선실세' 최순실 씨 도움으로 대사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는 유재경(58) 주미얀마 대사는 삼성전기에서만 30여 년간 근무한 정통 영업맨입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전기에 입사, 2014년 말까지 상파울루사무소장(과장), 유럽판매법인장(상무),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 등을 역임했습니다.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래 해 경험이 풍부하고 3∼4개 외국어를 할 정도로 외국어 실력이 유창하며, 임원이 된 후에도 후배 직원들과 소통에 활발해 직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로벌마케팅실장 시절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현장 경험을 담아 응원 메일을 매주 보냈고, 2015년 말에는 이를 모아 '나는 지구 100바퀴를 돌며 영업을 배웠다'를 출간했습니다.

정부는 비 외교관 출신으로 경제,군사,문화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해 발탁하지만 대기업 임원 출신의 대사 임명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시 외교가에서는 유 대사가 오랜 해외 근무로 시장개척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한국 기업 150여개가 진출한 미얀마와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주로 근무해 미얀마에는 가본 적이 없는 유 대사 본인도 지난해 인터뷰에서 "외교부에서 (제의) 전화를 받고 의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유 대사의 임명 과정에 최순실 씨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며, 인사 개입이 이권과 관련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날 특검 조사를 위해 입국한 유 대사는 "최씨가 (이권을 노리고) 저를 추천해 대사 자리에 앉혔다면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