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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후 비서동 자주 찾은 대통령에 "진작 좀 그러지"

최순실 사태 후 비서동 자주 찾은 대통령에 "진작 좀 그러지"

한승희 기자 rubyh@sbs.co.kr

작성 2017.01.30 21:30 수정 2017.01.30 22: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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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불통과 비밀로 덮여있던 대한민국 청와대의 '민낯'을 봤습니다. 구중궁궐이 돼 버린 청와대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희는 그래서 '청와대를 바꾸자'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30일) 첫 번째 순서,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조윤선/前 정무수석 : 독대한 적은 없습니다. (1년 동안에?) 네.]

청와대 내 10명뿐인 수석비서관도 대통령을 따로 만나긴 어렵습니다.

[이용주/국민의당 의원 :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 자체가 안됐기 때문에 양쪽에 보낸 것 아닙니까?]

[김장수/前 국가안보실장 : 그렇습니다.]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 위기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국가안보실장도 모릅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진이 있는 '위민관'의 거리는 직선 500m.

대통령 관저와는 600m 떨어져 있습니다.

[김장수/前 국가안보실장 : 자전거를 타고 간 경우도 있고, 뛰어가는 경우도 있고]

참모진이 대통령과 격리된 수준입니다.

대통령 집무실과 보좌진 사무실이 한 건물에 있는 미국 백악관과 대조적입니다.

대통령의 일정은 보안을 이유로 상당수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공식회의나 행사만 공개합니다.

프랑스 엘리제 궁의 대통령 일정표입니다.

11시 농림부 장관 면담 오후 1시 국무총리와 오찬, 이어 내무부 장관과 면담, 이렇게 1대 1 면담, 오찬 일정까지 공개합니다.

[최 진/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 경호 문제를 너무나 중시하다 보니 권위주의적인 청와대 문화가 습관화되고 관례화 돼버린 것 같아요. 지금 시대는 완전히 변했음에도 청와대 구조나 관행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심리적, 물리적 소통 거리를 줄여야 청와대와 민심 간 담장 높이도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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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승희 기자, 백악관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 집무실, 심지어는 잠자는 관저, 비서들 사무실이 다 한 건물에 붙어있잖아요.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급한 보고를 할 때는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게 국가안보실장의 증언이라니 황당할 수밖에 없단 말이죠.

<기자>

대통령이 있는 본관이라던가 관저와 비서동의 직선거리가 5~600m입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길을 따라가 보면 더 멀거든요, 평소에는 수석 비서관이나 비서실장들이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가 언제 지어진 공관이죠?

<기자>

청와대 전체 공관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계속 리모델링 논의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예산 문제 때문에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비서동에는 수석들의 사무실이 있는데, 그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공관에는 비서진들이 있을 만한 공간이 없습니까?

<기자>

본관 건물을 보시다시피 청와대 건물이 크게 있는데요, 1층에 들어가면 지붕이 2층까지 뚫려있습니다.

굉장히 넓은 공간으로 현관이 넓게 펼쳐져 있고요, 그리고 2층에 사무 하는 공간이 주력해 배치되어 있는데요, 배치도를 보시면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관 사무실이 하나 있고, 나머지는 대기실이라던가 회의실, 이런 공간이어서 평소에는 거의 다 빈방입니다.

<앵커>

비서관 사무실이라는 건 제1부속실 이야기겠죠? (네, 부속실 사무실만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거꾸로 비서동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주 관심거리였는데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기자>

간이 집무실이 하나 있습니다. 있긴 있는데 박 대통령도 그렇고 역대 대통령들도 이 비서동 집무실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순실 사태로 비서실장 등을 교체한 이후에, 그러니까 작년 11월쯤 되겠죠, 그때부터 박근혜 대통령도 이 비서동 집무실을 자주 찾아왔다고 합니다.

여기서 사진을 한 장 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국정 연설 초안을 참모들과 논의하는 사진입니다.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편안한 모습인데요, 격의 없는 모습입니다. (다리를 저러는 건 조금 심할 정도다 싶네요.)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는 최순실 사태 이후에 대통령이 비서동을 자주 찾아오는 걸 보고 '진작에 저렇게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만시지탄이다.'라는 이야기들도 나왔습니다.

<앵커>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비서동·대통령 집무실·관저 같은 것 말고,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백악관 본관 건물 안에 있는 기자실을 밖으로 내쫓겠다고 했다가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아마도 없던 일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와대는 이미 기자실이 춘추관이라는 이름으로 청와대 본관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는 우리도 미국처럼 비서동 안에 기자실과 회견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소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 춘추관이라는 건물을 새로 지었고요, 그 다음부터는 춘추관이라는 건물을 새로 지었지만 비서동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취재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많이들 아시겠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경내 출입이 제한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은, 청와대 안에서 일하게 되면 말단 행정관들도 민심과 괴리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공무원들과도 갑을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기자단이 자유롭게 소통하면 민심과 가까운 통로가 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고요, 그리고 그만큼 기자단이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아쉬움도 매우 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 청와대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가 청와대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앞으로 자세한 설명 부탁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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