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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적고 있나요"…박근혜 대통령의 '전화 지시' 사랑

주로 '업무용 폰' 지시…"번호 바뀌면 정호성이 알려줘"

"받아적고 있나요"…박근혜 대통령의 '전화 지시' 사랑
"대면보고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2015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참모들의 대면보고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입니다.

이 같은 대면보고를 꺼리는 박 대통령의 '불통' 업무 스타일은 검찰 수사에서도 핵심 참모의 진술을 통해 다시 확인됐습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검찰 수사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은 대면으로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도청이 되지 않는 전용 폰으로 받았다"라고 진술했습니다.

휴대전화로 보고했던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수석비서관 사무실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대면보고를 하려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대면보고를 너무 자주하면 업무 수행에 상당히 지장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또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직접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기도 하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안 전 수석의 진술을 종합하면 그는 총 2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했습니다.

폴더폰 1대를 박 대통령과 통화 전용으로 사용했고, 스마트폰 1대는 일반 업무용으로 썼습니다.

원래는 휴대전화 1대로 대통령 통화 용도, 일반 업무용도로 썼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빈번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박 대통령의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자 대통령 통화 전용 휴대전화를 한 개 더 받았다는 겁니다.

대통령 통화 전용 휴대전화는 안 전 수석을 포함한 몇몇 수석들에게만 추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과 "정책 관련 사항에 대한 지시,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을 위해 주로 통화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불러주는 내용을 자신의 수첩에 꼼꼼하게 받아적었습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종종 지시사항을 불러주다가 "받아적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면서 확인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도 참모들과 통화할 때 업무용 휴대전화를 이용했다"면서 "대통령과 연결되는 전화번호는 가끔 바뀌는데 정호성 비서관이 있는 부속비서관실에서 바뀐 전화번호를 알려준다"고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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