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수돗물만 먹다 막걸리 훔친 실직자…눈물의 반성

설 연휴에 배가 고파서 막걸리를 훔친 20대 실직자가 경찰의 도움으로 새 희망을 얻었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 사하구의 한 마트에서 26살 A씨가 1천100원짜리 막걸리 한 병을 훔쳤다가 마트 주인 45살 B씨에게 붙잡혔습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돼 신평파출소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너무 배가 고파서 막걸리를 훔쳤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최근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실직한 뒤 부산으로 내려와 친구나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이틀간 수돗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A씨에게는 부모가 있었지만, 연락할 수 없는 사정인 데다 손을 벌릴 친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마트 주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다시는 물건을 훔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A씨를 훈방 조치했습니다.

경찰은 연휴 기간 A씨가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도록 쌀과 라면 등 3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신평파출소 정인권 부팀장은 "배가 고파 설 명절에 막걸리를 훔쳤다는 사람을 처벌할 수 없어 훈방조치했다"며 "연휴 이후에 인근 신평공단 등에 일자리를 소개해주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