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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돼지 잡종배아…'이식용 장기' 생산 첫걸음

<앵커>

인간의 줄기세포를 돼지 배아에 이식한 이른바 '잡종 배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거부반응 없는 이식용 장기 생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평가입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솔크 생물학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인간과 돼지 잡종 배아입니다.

이제 4주째, 지름 0.3mm에 불과하지만, 근육이나 심장, 간, 췌장 같은 각종 조직과 장기로 분화할 수 있습니다.

인간 세포가 들어 있는 부분은 녹색 빛을 띠고 있어 쉽게 구별됩니다.

연구팀은 사람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돼지 배아에 이식한 다음, 대리모 돼지에 착상시켜 두 종의 세포가 마치 모자이크처럼 섞인 혼성 종을 만들어 냈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벨몬테/연구책임자 : 처음으로 인간 세포가 동물 몸속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실험결과의 영향은 클 것입니다.]

환자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 거부반응이 없는 맞춤형 장기를 생산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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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물학을 전공한 이상엽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장기 이식이 수요는 많고 기약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건데, 이제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기초 단계라 하겠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배아를 분석해봤더니, 아직은 돼지 유전자에 비해 인간 유전자의 비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이식용 장기를 만들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두 종의 세포가 섞인 배아를 만들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여러 동물 중에 돼지를 선택한 건가요?

<기자>

돼지는 비교적 성장이 빠르고 몸집이 큰 동물입니다.

특히 인간과 돼지는 주요 장기, 형태나 그 모습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이식용 장기 개발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동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접종 배아가 가능하다면 윤리적인 논쟁도 따라올 것 같은데, 예를 들면 사람의 뇌를 가진 돼지라던가요. 이런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연구팀도 그 부분을 감안해서 배아가 4주차인 시점에, 더 자라기 전에 모두 폐기했습니다.

4주차에서 멈춘 이유는 사실 아직은 초기면서도 두 종의 세포가 어떻게 섞였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돼지 배아에 넣은 인간 줄기세포는 여러 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했지만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로는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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