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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 저상버스 도입하라"…장애인 단체 4년째 촉구

"전동휠체어는 제 몸의 일부입니다. 전동휠체어가 시외버스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저를 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체장애가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할동가 최영은씨는 설 연휴를 앞둔 26일 오후 서초구 반포동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표를 손에 꼭 쥐고 이렇게 말했다.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의사소통보조기구(AAC)를 이용해야 하는 최씨는 "누워서 가는 '프리미엄 버스'도 나왔다는데 왜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시외버스에 도입하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씨는 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김상희씨 함께 이날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하는 부산행 버스표를 샀지만, 버스에 몸을 싣지는 못했다.

다리 역할을 대신해주는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기때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는 번번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시외이동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를 묵살하더니 지난해 11월 누워서 가는 최고급 프리미엄 버스를 개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모습은 장애인을 여전히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누구나 누려야 하는 보편적인 국민의 권리로부터 격리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는 고속버스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없다는 게 전장연의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보강해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박 의원은 "하루속히 법이 바뀌어서 다음 명절 때는 표만 사고 못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다 같이 고향에 가서 가족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2014년부터 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버스 타기 캠페인을 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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