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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수주의 활개…"마오 비판자 직장 못 다니게 압박"

최근 중국에서 국수주의가 판치면서 마오쩌둥 전 주석이나 군대를 비판한 사람들을 온·오프라인에서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사례가 잇따른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마오 전 주석 추종자는 자신들의 우상을 폄하한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겨냥해 인터넷상의 비난은 물론이고 실생활에서도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자유주의 성향 학자들은 '신 문화대혁명' 발호를 경계해야 한다며 당국에 경고했습니다.

후베이성 징저우에 거주하는 샤궈짠은 최근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과 웨이보 계정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TV 진행자 량훙다의 공개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량훙다가 방송에서 마오 주석의 찬사를 받은 인민해방군의 상징적 인물 레이펑에 대해 모욕적인 언급을 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샤궈짠은 자신의 계정에 량훙다가 레이펑을 '헐뜯은' 기사를 공유하고는 "이 후레자식이 명성을 잃고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레이펑은 사후 발견된 일기를 통해 이타심과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표상하는 존재로 떠받들어진 인민해방군 병사입니다.

량훙다는 방송에서 "모든 영웅이 정치적 필요에서 만들어지며 레이펑도 세상의 이목을 끌기 위해 당국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언급이 상당수 네티즌에게 거슬렸고 많은 이가 량훙다 웨이보 계정에 몰려와 '미국의 종'이니 '국가를 전복시키려 한다'는 등의 글을 남겼습니다.

중국에서 친 마오파와 반 마오파가 열띤 논쟁을 펼치는 게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엔 마오 비판자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지지자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지는 현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오 추종자들은 자신들을 '애국적 네티즌'이라 부르면서 사회주의 영웅, 마오 주석에 반대하는 '반 마오 반역자'를 온라인에서 캐내려 혈안이 돼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반역자'에는 마오쩌둥에 회 의적 태도를 보여온 경제학자 마오위스 종종 마오에 비판적 글을 올리는 허웨이팡 베이징대 교수, '1949년 이후 마오가 유일하게 잘한 일은 죽은 것'이라고 일갈한 베이징 역사교사 위안텅페이, 중국중앙방송 앵커 출신으로 마오 조롱 영상을 만든 비푸젠 등이 있습니다.

마오위스와 허웨이팡에 대해 자칭 마오주의자들은 "이들의 발언이 자유토론 범위를 지나치게 벗어나 법 파괴에 이르렀다"고 비난했습니다.

장첸판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좌파들이 점점 더 과격화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사회가 분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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