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다 '필 받으면' 트위터에 폭탄선언…트럼프식 '즉흥' 국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며칠간 특유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정책 발표를 통해 과거 백악관 주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소개했습니다 .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애용하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에다 연이어 쏟아내는 폭탄발언을 그의 TV 시청 추정 시간과 시간대별로 비교해보면 뚜렷한 인과관계를 알 수 있다고 흥미로운 분석을 곁들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5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미 행정부 주요 관리들은 트럼프 트위터(@realDonaldTrump)를 보고 국정 지시를 파악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TV 리모컨을 쥐고 있는 그 순간 언제, 어디서 깜짝 놀랄만한 정책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럼프가 대선후보이던 시절에도 트윗 때문에 경악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지금은 140자짜리 짧은 글(트윗)이 제우스의 번개처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광분하는 양상의 트럼프식 접근은 그가 '행동하는 사람'이란 점을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그의 보좌진은 해석했습니다.

NYT와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트위터 국정'을 했는지 3∼4가지 사건별로 파헤쳤습니다.

우선 23일 저녁 갑자기 툭 튀어나온 시카고 총기폭력 관련 대책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폭력 사태가 잦아들지 않으면 연방요원을 파견하겠다"고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가 8시 뉴스쇼에 나와 시카고의 위기상황을 리포트한 직후였습니다.

오라일리가 인터뷰한 전문가의 입에서 '학살'이란 말까지 튀어나오자 트럼프는 참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밤 9시25분에 올린 트윗에는 '2017년 228명이 총격을 받아 42명이 사망했다'는 구체적 통계까지 적시됐습니다.

24일 아침에는 불법투표에 대한 본격 수사를 개시하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NBC의 '투데이'에서 아침 7시7분 리포트가 먼저 나왔습니다.

법조담당 기자가 불법투표 사건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다면 모순이라고 지적하자마자 3분 만에 '반응'이 왔습니다.

정확히 오전 7시10분 트럼프가 수사 개시를 선언하는 트윗을 보냈습니다.

전날 일과시간 브리핑 때까지만 해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숙고하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하룻밤 지나고 나자 TV를 보고 '영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타를 날려버린 셈입니다.

TV가 아니라 신문을 보다가 '격분'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달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CEO가 자신의 무역정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시카고트리뷴 기사가 나온 직후 트위터에다 "새로 발주한 747 에어포스원의 가격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폭스뉴스에서 매사추세츠 주의 한 대학생이 성조기를 태우는 장면을 보여주자, 국기를 불태운 자는 시민권을 박탈하고 구금해야 한다고 트위터에서 적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TV와 소셜미디어의 산물이자, 닐슨 시청률 통계에 목을 매는 리얼리티쇼 출연자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린든 B.존슨 전 대통령이 오벌오피스에서 TV 3대를 동시에 켜놓고 프라임타임 뉴스를 봤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대다수 전직 대통령은 TV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고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은 되도록 TV 시청을 피했습니다.

스포츠광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늦은 밤 ESPN의 스포츠센터를 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