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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우리는 '할머니 초등학생'…농촌학교의 변화

<앵커>

학생 열 명 중 세 명이 6, 70대 할머니인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할머니들이 정식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손자뻘 학생들과 수업을 받고 있는 건데요, 학생 수가 줄어 고민하고 있는 농촌학교에 할머니 학생들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글 읽기 수업이 한창인 교실, 또박또박 동화책을 읽는 학생들은 모두 나이 지긋한 6, 70대 할머니들입니다.

3년 전, 글을 배우려는 할머니 학생이 정식으로 취학통지서를 받아 입학한 뒤 이 학교의 할머니 학생은 모두 10명으로 늘었습니다.

고된 농사일에 몸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지만, 학교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아픈 곳도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소정순/71세/김제 심창초 1학년 : 공부를 했다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내가 내 이름은 쓸 줄 알지 그런 자신감이 있고, 공부한 게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손자뻘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지만, 친손자, 친할머니처럼 관계도 돈독합니다.

[서공순/65세/김제 심창초 2학년 : 빨리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 좀 보게. 애들 못 보니까 죽겠어요. 방학 좀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이윤경/김제 심창초 4학년 : 나물 캐러 갔을 때 나물 이름 알려주시고, 야영 갔을 때 요리도 알려주셔서 재미있었어요.]

할머니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아이들의 수업 태도도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결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공부입니다.

[임은혜/김제 심창초 교무부장 : 할머니들이 주는 따뜻한 정이라든가, 사랑이라든가 그런 부분들이 아이들 마음속에 채워지면서 그것이 학교생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요.]

학령인구가 줄면서 점차 쇠락하는 농촌학교에 할머니 학생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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