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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돌아온 국산 명태…언제 설 차례상에 다시 오를까?

[리포트+] 돌아온 국산 명태…언제 설 차례상에 다시 오를까?
명태 좋아하십니까?

우리나라만큼 명태를 좋아하고 많이 먹는 나라도 많지 않습니다. 먹는 방법이 가지각색인 만큼 그 이름도 다양하죠.

갓 잡아 싱싱한 ‘생태’부터 얼린 ‘동태’,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한 ‘황태’, 그리고 말린 ‘북어’와 반쯤 말린 ‘코다리’에 새끼 ‘노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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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힌 시기와 장소, 방법에 따라서도 그 이름이 저마다 다르다고 하니, 실로 명태처럼 우리 삶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바다 생선도 드문 듯합니다. 설 차례상에도 명태포나 명태전이 오르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가 먹는 명태의 90%가 러시아에서 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때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는 무분별한 남획과 기후 변화로 10여 년 전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렇게 사라졌던 국산 명태가 최근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는 기쁜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 설 차례 상에서 곧 싱싱한 국산 명태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 명태가 사라졌다!

명태는 30년 전만 해도 동해에서 연간 7만t 넘게 잡혔습니다. 하지만 어린 치어(일명 ‘노가리’)까지 잡아들이는 등 무분별한 남획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90년대에는 2~3t 수준으로 급감했고, 2008년부터는 공식 어획량이 ‘0t'으로 사실상 동해에서 멸종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명태는 러시아와 일본 등에서 수입해왔습니다.

명태 소비가 워낙 많다 보니, 러시아나 일본에서 잡아오거나 수입하는 원앙태(원양에서 잡은 명태)는 연간 24만 8,000t에 달했습니다. 우리 국민이 통상 소비하는 연간 25만t 정도의 명태 중 20만t 이상이 러시아산이었습니다.

결국 해양수산부는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 자원을 되살리기 위해 2014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 강원도, 강릉원주대 등과 협력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나 각고의 노력 끝에 최근 놀라운 성과가 나타난 겁니다.

■ 방류했던 어린 명태가 살아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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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속초 앞바다에서는 해수부가 1년여 전 국내 기술로 인공 배양해 방류한 어린 명태들이 발견됐습니다.

해수부는 지난 23일,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채집한 명태 67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니 그 중 2마리가 지난 2015년 12월 고성 앞바다에 방류한 인공수정 1세대 명태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적으로 배양해 바다에 방류했던 명태 중 일부가 동해안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거죠.

해수부는 지난 2015년 12월 인공수정을 거쳐 길이 20cm까지 키운 명태 1만 5천 마리를 고성 앞바다에 방류했습니다. 이 역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이었습니다.

해수부는 지난 23일 방류한 명태들이 성공적으로 자연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어린 명태의 생존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세계 최고의 명태 양식 기술도 확보!

지난해 개발한 명태 완전양식 기술 역시 국내산 명태의 복귀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습니다.

완전양식이란 인공적으로 수정된 알에서 태어난 어린 명태를 성장시킨 뒤, 다시 수정란을 생산해 2세대까지 키워내는 순환체계를 구축한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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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일본이 명태 인공 배양에 성공했으나, 완전양식에 성공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이후 3년 만에 얻은 쾌거였습니다.

해수부는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방류용 명태 종자도 대량으로 생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방류될 명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국산 명태 밥상에서 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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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이어 최근 명태 방류 성공까지 겹치면서 이르면 2018년부터 우리 밥상에 국내산 명태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앞으로 동해안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한 방류사업을 계속 진행해 하루빨리 국민의 식탁에 우리 바다 명태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명태가 다산하여 전국에 넘쳐 흐른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로 명태는 한때 가장 흔했던 수산물이었습니다.

명태가 동해로 돌아와 ‘국민 생선’이란 옛 명성을 되찾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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