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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화장하는 어린이들…'어린이용 화장품' 공식화 논란

[리포트+] 화장하는 어린이들…'어린이용 화장품' 공식화 논란
화장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당장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어린이 화장품'이라고 검색해봐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캐릭터들로 꾸며진 색조 화장품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어린이 매니큐어는 물론이고 아예 '메이크업 박스'라 붙은 색조 세트까지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색조 화장을 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2014년 발표된 한 연구(청소년들의 화장품 사용실태 및 구매 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중 32.7%가 초등학생부터 색조 화장을 시작했다고 답했습니다.

'너 BB는 뭐 쓰니? 매니큐어는 어디 것이 예쁘더라'라는 말이 초등생들 사이에서도 이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이들이 화장품을 사용해도 괜찮은 걸까요? 혹시 피부에 부작용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계실 텐데요,

어린이들의 화장품 사용이 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섰습니다. '오는 9월부터 만 13세 이하의 초등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화장품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겁니다.

식약처의 허용 방안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 화장하는 어린이들 급증…막을 수 없다면 안전하게!

식약처의 이 같은 조치는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졌고 최근 초등생들 사이에서 화장이 보편화한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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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또래 문화'가 된 화장을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으니 차라리 안전하게라도 화장품을 사용하게 하자는 겁니다.

어린이들이 화장에 몰두하는 게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쓰는 화장품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았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과거 한 방송에서 어린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화장품'의 실태를 알아보니, 형광물질이나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적색 3호 등)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식약처는 지난해 전국 초 ·중·고등학교에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화장품 사용법'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 식약처가 말하는 어린이용 화장품이란?

그렇다면 식약처가 허용을 검토 중인 '어린이용 화장품'이란 어떤 걸까요? 일단 현재 12개로 나뉜 화장품 유형에 아예 '어린이용 제품류'를 새로 추가한다는 것이 식약처의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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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어린이 화장품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던 제품들은 그 용도에 따라 파우더는 색조 화장용, 로션이면 기초화장용 같은 식으로 성인용 화장품과 함께 관리돼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예 어린이 화장품으로 따로 분류해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신설되는 어린이용 화장품에는 로션과 크림, 오일 등이 포함되며, 대상 연령 범위는 만 13세 이하의 초등학생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어린이용 화장품은 어린이들의 연약한 피부를 감안해 알레르기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물질이 들어갈 경우 반드시 성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현재 타르 색소와 같은 화합물은 성인용에서는 단순히 '향료'로 표기돼 있고, 표기 의무 사항도 아니지만 어린이 화장품에서는 정확히 명기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식약처는 또 "어린이 대상 캐릭터가 들어간 화장품, 영유아 어린이가 광고 모델인 화장품, 문구점 등 어린이 출입이 빈번한 지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을 수거해 타르색소 적색 2호·102호 등 사용이 금지된 원료의 함유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 상술·성조숙증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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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수 없는 추세라면 안전하게 관리하자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지만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 화장품이라고 따로 분류해 허용하면 '화장을 해도 된다'고 알려주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어린이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상술이 판을 칠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파라벤 등 화학물질의 경우 특히 여자아이들의 성조숙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화장하는 어린이가 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아예 어린이 화장품을 공식화하자는 방안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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