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낙농업자, EU 본부에 분유가루 뿌리며 가격 하락에 항의

유럽 낙농업자들이 현지시간으로 오늘(23일)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본부에 분유가루를 뿌리며 낙농제품 가격 하락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벨기에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등에서 온 낙농업자 수십 명은 트랙터에 올라타 분무기를 사용해 EU 농업장관회의가 열리는 EU 본부 건물에 수 톤의 분유 가루를 뿌리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로 인해, EU 본부 건물이 마치 눈에 덮인 것처럼 하얗게 변했습니다.

낙농업자들은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유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시장에서 격리했던 분유 가운데 일부를 시장에 점차 다시 내놓기로 한 것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EU 집행위는 지난 11월 말, 각 회원국에 1년 이상 쌓아온 분유 전체 재고량 35만 5천 톤 가운데 6%인 2만 천150 톤을 시장에 판매하기로 결정했지만, 낙농업자들은 유제품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이에 반대해왔습니다.

시위를 주최한 유럽우유이사회는 성명에서 "많은 낙농업자에게 상황은 점점 더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유럽 농민들은 농식품 가격 하락과 치솟는 비용으로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자주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진=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