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대낮 순식간에 30㎝'펑펑'·차량통제 불능…강원 영동 '마비'

대낮 순식간에 30㎝'펑펑'·차량통제 불능…강원 영동 '마비'
어제(20일) '눈 폭탄'이 쏟아진 강원 영동은 순식간에 도시 기능이 마비됐습니다.

치운 만큼 쌓이는 눈 앞에서 제설작업이 무의미할 정도였습니다.

오늘(21일) 오전 11시 현재 내린 눈의 양은 고성 간성 47㎝, 속초 46㎝, 양양 33.5㎝, 강릉 27.5㎝, 삼척 21㎝, 동해 18.5㎝ 등입니다.

산간도 미시령 33.5㎝, 진부령 32㎝로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5∼20㎝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30㎝에서 일부 지역은 50㎝에 가까운 눈이 내리자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저기압이 중부지방을 통과하고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더 발달하고, 북동기류가 더 강해지면서 일부 지역에 40㎝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입니다.

태백산맥과 동해(바다) 등 지형적 특성상 눈이 많이 내리고, 북동기류 유입 시 더욱 많이 내립니다.

'눈 고장'답게 하루 50㎝ 이상 내려야 폭설 이름값을 한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동해안 행정기관의 제설능력도 뛰어납니다.

강릉시는 눈을 잘 치워 '제설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제설 당국은 30∼50㎝의 눈에 도심이 마비됐던 이유로 "단시간에 너무 많은 눈이 쏟아진 탓이 컸다"고 설명합니다.

폭설에 익숙한 영동에서 이번 눈의 양이 기록적인 것은 아닙니다.

속초의 경우 오전 8시께 흩날리던 눈이 1시간 만에 폭설로 변했습니다.

3시간여 동안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졌습니다.

당시 시간별 적설 현황을 보면 속초는 오전 10시에 11.7㎝를 기록하더니 오전 11시 19.4㎝에 이어 정오가 되자 30.9㎝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3시간 동안 30㎝가 쌓인 겁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후 2시에 43.2㎝를 기록하더니 오후 6시가 되자 46㎝까지 쌓였습니다.

강릉도 오전 11시까지는 적설량이 '0'이었으나 낮 12시 4.5㎝, 오후 1시 12㎝, 오후 2시 17㎝, 오후 3시 22㎝로 3시간 만에 20㎝ 넘게 내렸습니다.

하필 차량통행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눈이 쏟아진 탓에 제설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언덕길에서 차량이 미끄러지고, 곳곳에서 차량이 뒤엉키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오르막길에서 미끄러진 차량 때문에 뒤따르던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도로에 발이 묶이면서 고립상태에 빠졌습니다.

속초시 관계자는 "단시간에 많은 눈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눈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시간이 차량운행이 많은 시간인 탓에 제설작업이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밤이 아니라 눈이 낮에 많이 내린 점도 제설 당국이 어려움을 겪은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주요 경사로 등 고갯길에는 제설제를 예비살포했지만, 일반 도로는 차들이 계속 눈을 밟고 지나가면서 눈이 딱딱한 얼음으로 변했습니다.

얼어버린 도로는 자동염수살포에도 쉽게 녹지 않았습니다.

강릉시 관계자는 "눈 자체가 잘 녹는 눈이 아닐뿐더러 한 번에 너무 많이 쏟아졌고, 차들이 많이 밟아 제설제가 잘 침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