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층 의식하는 문재인보다 내가 경선에서 낫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선에서 내가 문 후보보다 훨씬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을 고려한 중도층 공략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문재인, 안희정 이런 분들은 중도 입장을 고려하는데 나는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걸 싫어한다"면서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어 "그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사드 배치 문제에서 한미 간 합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장은 "재벌 비판과 해체를 주장한다"면서 "대미 관계에서도 대등한 우방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시장은 "정치하는 사람이 자기 뜻을 펴야 하는 거지, 국민 뜻을 좇아 권력을 잡으려고 정치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중도 확장에 도움이 안 되니 생각을 숨기고 어정쩡하게 국면을 넘어가는 것은 표를 훔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진보가 유능함을 증명하면, 내가 판교와 분당에서 지지율이 높아졌듯 깨끗한 진보를 선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은 또 "본선도 그렇지만 경선은 대세가 유지되기 어렵다"면서 "열성적 지지자, 행동하는 지지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현장의 잔뿌리들은 우리가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대통령 당선 시 내각이나 참모진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당의 후보가 되려는 것이지, '이재명당'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당과 함께 선거를 치르고, 당의 인적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같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은 범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 문제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면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어 "문화적으로 공감 가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시장은 반 전 총장의 대선 완주 여부에 대해 "아마 포기하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민의당 입당설이 제기되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해서는 "정치적 자유인데, 파도가 이리치고 저리 쳐도 강물은 아래로 흐른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은 '포퓰리스트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기본소득 도입 제안과 관련해 "예산절감을 통한 1차 기본소득은 증세와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국토보유세 도입을 통한 2차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군 복무 감축 제안에 대해서도 "군인과 전투병 비용을 절감하면 소방·경찰 등 10만 명 이상의 젊은 공공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